연세대-뉴캐슬대학, 식물 광합성 과정서 얻은 전기에너지로 전자계산기 구동

국내 연구진이 ‘시금치 추출물’을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친환경 광합성 전지를 개발했다.

‘시금치’에서 ‘전기에너지’를 수확한건데, ‘식물전지 시대’를 앞당긴 연구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세대학교 류원형·황성주 교수와 호주 뉴캐슬대학교 이장미 박사 공동연구팀이 시금치에서 추출한 틸라코이드와 루테늄 산화물 시트로 제작된 식물 광합성 전지를 개발하고 소형계산기를 구동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루테늄 산화물은 백금족에 속하는 전이금속인 루테늄의 금속산화물로 전도성이 뛰어나고 표면의 수소이온 흡탈착을 통해 일반적인 전해 커패시터보다 10~100배 더 많은 양의 전자를 저장할 수 있는 슈퍼커패시터 특성을 가져 에너지 저장장치 등에 활용된다.

식물은 빛을 흡수하고 물을 분해하는 광합성 과정을 통해 수소이온과 산소, 그리고 높은 에너지를 갖는 광합성 전자를 만든다.

엽록체 안에 존재하는 광복합체인 틸라코이드에 빛과 물만 공급하면 광합성 전자가 생성되기에 틸라코이드로 전지를 만들어 친환경 전기를 생산하려는 연구가 이어져 왔다.

하지만 관건은 음극을 띠는 틸라코이드를 마찬가지로 음극을 띠는 전극 표면에 부착하는 것이었다. 부착을 돕기 위한 화학적 결합이나 매개체로 광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 광전자 추출효율이 낮아지는 것이 문제였다.

▲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를 이용한 광합성 전자추출 향상 모식도. 사진=연세대학교

연구팀은 틸라코이드와 그 자체로 견고하게 결합할 수 있는 종이처럼 얇은 2차원 나노시트 형태의 루테늄 산화물 전극을 제작, 이를 적용한 광합성 전지를 설계했다.

광합성 전지는 루테늄 산화물 전극에 틸라코이드가 부착돼 광합성 전자가 추출되는 음극과 백금 촉매가 함유된 탄소전극인 양극으로 구성했다. 제작된 광합성 전지는 음극 기준 1cm2의 면적에서 광합성이 진행될 때 개방회로전압 약 420mV, 최대 단락 전류 8.84 μA, 최대전력 0.74μW로 측정됐다.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는 표면이 극성을 띠어 다른 물질과의 부착에 유리한데다 소량으로도 전극에 도포할 수 있다.

실제 루테늄 산화물 코팅이 된 금 전극 표면에 도포된 틸라코이드는 강한 수압의 세척과정에도 부착돼 있었지만 코팅되지 않은 금 전극에 붙은 틸라코이드는 대부분 떨어져 나간 것이 확인됐다.

▲ 광합성 전지 연결을 통한 소형계산기 구동 모습. 사진=연세대학교

연구팀은 시금치에서 원심분리해 얻은 틸라이코이드를 루테늄 산화물 나노시트 전극으로 연결한 광합성 전지 4개를 직렬로 연결해 소형계산기를 구동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식물체 안에서 탄수화물 합성을 위한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광합성 전자를 전기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실마리를 보여준 것이다.

류원형 교수는 “식물 광합성으로 전기를 생성할 수 있다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저탄소 친환경 전기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며 “틸라코이드의 상용화를 위해 더 오랜 시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 지원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5월 12일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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