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탄(泥炭)은 석탄의 한 종류를 뜻한다. 나무, 풀, 이끼 등 유기물이 땅에 묻힌 후 습기가 많거나 얕은 물에 잠기는 등의 이유로 탄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얼핏보면 덜 썪은 나뭇가지가 진흙에 섞여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탄지(泥炭地·peatland)는 이 같은 이탄이 얕은 물에 잠기어 있거나 물을 머금은 채 수천 년에 걸쳐 퇴적되면서 형성된 유기물 토지 지역으로, 이 지역의 물은 약한 산성을 띄게 된다.

인도네시아에 본부를 둔 국제열대이탄지센터(ITPC)에 따르면 이탄지는 지구 면적의 약 3%정도 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탄은 그 자체가 다량의 탄소를 함유한 유기물이기 때문에 이탄지는 거대한 '탄소저장고'라 할 수 있다. 만약 이 같은 이탄지가 훼손되면 이탄지가 품고 있는 어마어마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돼 지구온난화를 가속화 하게 될 것이다.

▲ 인도네시아 이탄지.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열대 이탄지의 47%인 2천만ha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탄지는 지구 전체를 위해서라도 '탄소저장고'로 남아 있어야 해서 보전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농업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이탄지에서 물을 빼고, 화전을 하는 등의 개간 활동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개간돼 배수된 이탄지는 화재에 취약하고, 불이 땅 속으로 퍼지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진화가 어려워 매년 건기에는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탄지 개간과 황폐화로 매년 약 13억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고 있는데, 이는 세계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0%에 해당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구촌인에게 돌아오고 있다.

금세기 최악의 환경재앙이고도 꼽히고 있는 '2015년 동남아시아 연무 사태'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칼리만탄섬의 이탄지와 산림지대에서 발생한 화재로, 엄청난 연무가 발생해 인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까지 막대한 피해를 일으킨 사건이다.

때문에 이탄지 개간과 훼손을 막는 것은 기후변화를 막아줄 탄소 흡수원을 지키고, 동시에 수천 년 동안 이탄 토양에 저장되어 있는 탄소의 배출을 막는 일이라는 점에서 지구촌 최대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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