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증식 후 지난해 7월 방사한 저어새, 5월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복귀

인공증식해 세계 최초로 방사한 ‘저어새’가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동물이 주거와 산란·육아의 장소로부터 멀리 떠나갔다가 마치 GPS를 갖고 있는 것처럼 정확하게 돌아오는 ‘회귀(귀소)본능’이 저어새에게서도 있음을 증명한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원장 박용목)는 지난해 7월에 국내외 처음으로 인공증식 후 방사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저어새가 1년 만에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걱모양의 부리가 특징인 저어새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멸종위기(EN)로 분류된 여름철새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대만, 필리핀 등 동아시아 지역에만 서식한다.

특히 전 세계 약 90%의 번식쌍(2020년 기준 1,548쌍)이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에서 번식하는 희귀종이다.

▲ 2020년 7월 인공증식 저어새 세계 최초 방사.

이번에 돌아온 저어새는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2019년 5월 15일 인천 강화군에서 만조 시 물 속에 잠길 우려가 있는 10개의 알을 구조해 인공 증식한 4마리와 같은 해 8월 26일 인천 송도 갯벌에서 구조한 어린새끼 1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의 야생적응훈련을 실시한 후 지난해 7월 1일 강화도 갯벌에서 방사한 5마리(Y21~25) 중 1마리(Y21)이다.

연구진은 3마리(Y21~23)를 위치 추적기와 가락지를 달아 방사했고, 나머지 2마리(Y24~25)는 가락지만 달아 방사했다.

방사한 5마리 중 3마리에만 위치추적기를 부착한 이유는 방사개체 중 몸집이 큰 3마리는 위치추적기 부착에 무리가 없었으나, 나머지 2마리는 몸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생존율을 고려해 추적기를 부착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저어새 모니터링 국제 네트워크가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 가락지 재관찰을 통한 방사개체의 기본적인 이동상황은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이 반영됐다. 실제로 Y24개체는 중국 탐조가가 가락지를 관찰해 정보를 제공했다.

이번에 돌아온 저어새(Y21)는 지난해 11월 3일 우리나라를 출발해 11월 4일 중국 저장성 닝보시 리양 만에 도착했다.

▲ 방사 저어새(Y21)의 이동경로.

중국 리양 만에서 월동하던 이 저어새는 올해 4월 24일 북쪽에 위치한 타이갱 만으로 이동해 28일간 체류하다가 5월 21일 800km를 비행한 끝에 5월 22일 전남 고흥군에 도착했다.

현재 이 저어새는 전남 영광군 갯벌과 칠산도를 거쳐 현재 충남 보령 해안 일대에서 활동 중이다.

국립생태원 연구진이 최근 보령 해안 일대의 현장을 조사한 결과 이 저어새는 단독으로 생활하지 않고 다른 저어새 4마리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노랑부리저어새 1마리와 무리를 이루고 있다.

한편 방사한 나머지 저어새 4마리 중 2마리(Y22, Y23)는 중국 등 월동지로 이주하지 않다가 지난 겨울 폐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 강화도 갯벌에서 관찰된 방사 저어새 Y21.

다른 한 마리(Y24)는 중국에 이동한 후 현지 탐조가에 의해 올해 3월까지 쑤저우시 타이후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으며 또 다른 한 마리(Y25)는 관찰 정보가 확인되지 않았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이번 인공증식 저어새의 우리나라 복귀는 동아시아 고유의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보전을 위해 의미가 있는 연구 결과”라며, “번식지와 월동지를 함께 보호하는 국제협력 연구가 필수적인 만큼 중국, 대만, 일본 등 주요 월동국가와 함께 국제협력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립생태원은 저어새의 번식·이동 생태, 서식지 보전 연구 외에도 시민 모니터링, 교육 프로그램 운영 및 홍보 활동 등 시민과학 활성화, 생태 문화 확산 및 대중인식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인천시, 한강유역환경청, 서울동물원 및 시민단체와 함께 ‘인천 저어새 공존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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