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CC AR6 보고서’ 암울한 전망…“1.5도 지구온난화 9~12년 앞당겨질 것”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최후 방어선’이라 생각해온 지구 온도 1.5도 상승 시기가 10년 남짓 앞당겨질지 모른다는 암울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이 뿐 아니라 “앞으로 20년 안에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으며,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와 해양, 육지가 온난화한 것은 자명하다(unequivocal)”는 내용 등이 담겨 경종을 울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제54차 총회(7.26.(월)~8.6.(금)/영상회의)에서 “이번 세기 중반까지 현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유지한다면 2021~2040년 중 1.5℃ 지구온난화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담은 ‘IPCC 제6차 평가보고서(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를 승인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기후변화의 과학적 규명을 위해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공동으로 설립(1988년)한 국제협의체다.

보고서에 따르면 1.5℃ 지구온난화 도달 시점이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2018)에서 제시한 2030~2052년보다 앞당겨졌다.

‘IPCC AR6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4종의 IPCC 평가보고서 중 가장 먼저 발간되는 보고서로 국제사회와 각국 정부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참고로 제1실무그룹 보고서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제2실무그룹 보고서는 영향, 적응 및 취약성 등을 분석한다. 제3실무그룹보고서는 기후변화 완화 및온실가스 감축 등을 제시하고, 이 같은 제1,2,3실무그룹 보고서를 포함해 종합 평가한 종합보고서가 작성된다.

▲ IPCC AR6와 AR5 제1실무그룹 보고서 주요 기후변화요소 비교.

이번 보고서는 특히 올해 11월 영국에서 개최될 유엔기후변화협약 제26차 당사국 총회(COP26)와 2023년에 시행할 첫 파리협정의 이행 점검 등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관련 논의 시 과학적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는 점에서 보고서 승인의 의미가 매우 크다.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담은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SPM)」은 A. 현재의 기후 상태, B. 가능한 미래 기후, C. 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 D. 미래 기후변화 억제 4개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의 기후 상태 부문'은 지난 제5차 평가보고서(AR5, 2013) 발간 이후 새롭게 관측된 사실과 진보된 기술을 이용한 기후변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2011~2020년의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1.09℃ 상승했다.  AR5에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2003~2012년 0.78℃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1901~2018년 사이 0.20m 상승했고, 해수면 평균 상승 속도는 1901~1971년 사이에는 1.3mm/년이나 2006~2018년 사이에는 3.7mm/년으로 약 2.85배 증가했다.

'가능한 미래 기후 부문'은 새롭게 사용되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SSP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미래 기후변화를 전망했다.

SSP 시나리오는 AR6에서 처음 사용된 시나리오로 2100년 기준 복사강제력 정도와 함께 미래 기후변화 대비 수준에 따라 인구, 경제, 토지이용, 에너지사용 등의 미래 사회경제 상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를 적용한 시나리오다.

산업화 이전 대비 2081~2100년의 전지구 지표면 온도는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SSP1-1.9)일 때 1.0~1.8℃,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SSP5-8.5)일 때 3.3~5.7℃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1995~2014년 대비 2100년까지의 전지구 평균 해수면은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하는 시나리오(SSP1-1.9)일 때 0.28~0.55m,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시나리오(SSP5-8.5)일 때 0.63~1.01m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산업화 이전 시기 50년에 한 번 발생했던 수준의 극한고온(폭염 등)은 1.5℃ 지구온난화 도달 시에 빈도는 8.6배 증가하고, 강도는 2.0℃ 강해질 것으로 전망됐다.

'리스크 평가와 지역 적응을 위한 기후 정보 부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새롭게 기후영향인자(Climatic Impact-Drivers, CIDs)를 정의하고, 지역별 미래 기후영향인자 변화를 전망했다.

기후영향인자는 기후와 관련된 수치(평균값, 극값), 현상 등 모든 개념을 포함하는 정보로 평균지표온도, 평균강수량, 극한고온, 호우와 홍수 등 총 35개 인자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가 심해질수록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폭염 등 더위 관련 기후영향인자가 증가하고, 호우와 홍수 또한 강화되고 빈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후영향인자별 미래 변화 정보는 동아시아 등 전세계 61개 기준 지역에 대해 지역별 리스크 평가와 적응 계획 수립에 활용된다.

'미래 기후변화 억제 부문'은 탄소중립을 통한 누적 CO2 배출량 제한과 메탄 등 다른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강력한 감축만이 온난화를 억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 누적된 CO2 배출량과 전지구 지표면 온도와의 관계 (Figure SPM.10).

1850~2019년 누적된 CO2 배출량은 2390GtCO2으로 AR5의 1890Gt ((1861~1880)~2011년 누적)과 비교해 약 20% 정도 증가했다.

인간 활동에 의해 누적된 CO2 배출량과 지구온난화 사이에는 거의 선형적인 관계가 있다는 AR5 결과를 재확인하고 탄소중립 도달이 지구온난화를 안정화하기 위한 전제 조건임을 밝혔다.

또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메탄 배출 감축이 이루어진다면 에어로졸 감소로 인해 지구온난화를 억제하고 대기질이 향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IPCC는 제2실무그룹 보고서를 2022년 2월, 제3실무그룹 보고서를 3월, 종합보고서를 9월 중 승인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전 세계 차원의 과학적 근거 자료가 될 평가보고서를 승인하는 데 우리나라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응을 주도할 것이다.

또한, 국내 차원의 과학적 근거로 ‘남한 상세(1km)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올해 12월 발표하여 기후변화 적응 대책 수립을 지원할 예정이다.

박광석 기상청장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상청은 탄소중립의 과학적 근거를 담은 이번 보고서가 국내 정책에 연계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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