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요즘 까마귀 울음소리를 듣는 일이 잦습니다. 도심 복판에 사시는 분들은 뭔 소리냐고 되물을 일이지만 서울 외곽만 하더라도 몇 해 전부턴 꽤 익숙한 일이 됐습니다. 사실 까마귀는 ‘길조’라고 알려진 ‘까치’와 자주 비교됩니다. 아침에 까치 울음소리를 들으면 반가운 손님이 오거나 좋은 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는 반면 까마귀 우는 소린 왠지 불쾌해 했던 식이지요. 그런데 몇 년 전부턴 이런 까치와 까마귀의 대접이 역전 됐습니다. 현재 까치는 농작물과 전력망에 피해를 주는 대표 유해동물 중 하납니다. 까치가 상징동물인 서울시에서조차 지난 몇 년간 가장 많은 포획을 했고, 제주도는 갑자기 증가한 까치 개체수 감소를 위해 ‘전쟁’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한국전력공사는 까치 한 마리당 3천5백원의 현상금을 걸 정도입니다. 반면 까마귀는 해충을 잡아먹어 오히려 좋은 동물로 대접받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고대인들에게 숭배의 대상, 신령스런 길조로 여겨졌던 까마귀가 선입견을 딛고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까마귀 역시 현재의 까치처럼 갑자기 많아진다면 사람들의 생각은 또 달라질 겁니다. 인간과 함께 살기 참 어렵습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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