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윤희 지음, 창비교육 펴냄

『우리가 세상을 바꿀 거예요』는 세계 여성의 날(3/8), 보건의 날(4/7), 평화의 날(9/21), 이주자의 날(12/18) 등 UN에서 정한 세계 기념일을 물꼬로, 어린이가 세계 시민으로 사는 법에 대해 쓴 책이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세계는 점점 가까워졌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이후 ‘모두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은 더욱 실감나게 다가온다.

이 책은 ‘숲이 줄어들수록 감염병이 증가한다고?’ ‘기후 변화가 빈곤을 일으킨다고?’ ‘초콜릿 때문에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이 있다고?’처럼 어린이를 다양한 세상으로 안내하는 질문을 던지고,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함으로써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세계 시민으로 연대하기를 독려한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성 차별, 감염병, 기후 위기, 전쟁, 빈곤, 타문화 배척 등 세상에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고민하게 될 것이다.

책 속에는 다양한 질문, 생각거리가 녹아 있어 책을 읽은 후 친구, 교사, 양육자가 함께 생각하며 토론해 보기에도 좋다.

책 마지막에는 ‘세계 시민 한 걸음’ 코너를 구성하고 ‘행동 스티커’를 책 속 부록으로 제공하여,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을 하며 스티커를 붙여 보도록 했다.

몸과 마음을 움직여 실제로 행동하는 과정에서 독자는 조금씩 멋진 지구인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쓴 공윤희 작가는 비영리단체 ‘세계시민교육 보니따’를 설립하고 강의를 통해 사람들에게 세계 시민이 되는 법을 알리고 있다.

작가는 강의에서 만난 어린이들이 세상의 부당함에 분노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어린이들이 세계 시민으로 자라는 데 길잡이가 되어 주고자 이 책을 썼다.

이 책은 인도네시아 발리섬에 사는 열두 살 멜라티 위즌과 열 살 이사벨 위즌, 두 소녀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두 사람은 학교에서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동에 나선다.

두 소녀는 ‘바이 바이 플라스틱 백’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소책자 제작, 강연, 장바구니 배포 등의 활동을 계속한다.

두 사람의 열정은 2년만에 결실을 맺어 발리섬의 주지사는 발리를 플라스틱 없는 섬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문제는 다른 나라에서 배출하는 매년 수십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여전히 발리섬으로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포기하지 않고 환경 운동가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알리고 있다.

나이가 어리면 세상을 바꾸기 어렵고 돈이 많고 힘이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사례처럼 세상을 바꾸는 데는 문제 해결을 위한 작은 행동이 더 필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사건을 접하고 경험한다.

그때 크고 작은 선택을 하고 의견을 밝혀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아래와 같은 생각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기준에 따라 생각하고 말해야 할까?

“여자아이 장난감은 분홍색이고 남자아이 장난감은 파란색이어야 하는 이유가 뭘까?”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크게 발병했으니 ‘우한 폐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뭐가 문제야?”
“난민을 받으면 우리 사회에 범죄가 늘어나지 않을까?”
“나치 문양이 그려진 모자를 쓰더라도 개인의 자유가 아닌가?”

이때 우리는 인권 존중, 환경 보호, 성평등처럼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가치를 우선하여 고민하고 그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장난감을 성별에 따라 색으로 구분하면 성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심어 줄 수 있어.”
“‘우한 폐렴’이라는 말을 쓰면 이를 근거로 인종 차별을 정당화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난민 지위를 받을 수 없어.”
“나치 문양이 그려진 모자를 쓰면 유대인 학살을 지지한다는 의미가 돼.”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생김새는 다를 수 있지만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는 세상을 위한 목표는 똑같다.

이를 위해 어린이도 사회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고 행동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필요하다.

‘어리니까 잘 모를 거야’는 어른의 선입견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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