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나 샐리어 지음, 보물창고 펴냄

보물창고 〈지구를 살리는 그림책〉 시리즈로 출간된 해나 샐리어의 그림책 『모두모두 함께라서 좋아』는 무리를 지어 생존하고 번성하는 갖가지 종의 생물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 주는 생태 그림책이다.

개미·벌·나비와 같은 아주 작은 곤충들로부터 사자·누·들소와 같은 커다란 몸집의 동물들까지, 그리고 산호·돌고래·펭귄처럼 바다와 극지에 사는 동물들까지, 책장을 넘길 때마다 차례차례 떼 지어 등장해 와글와글 붐비며 각각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실제로 어둠속에서 박쥐들은 떼 지어 날아올라 서로 음파를 주고받고(‘함께, 우리는 말을 주고받는 거야!’), 바닷속에서 금빛안장염소고기들은 큰 무리를 지어 산호초를 돌아다니고(‘함께, 우리는 사냥하는 거야!’), 화려한 색의 홍학들은 물가에서 수천 마리씩 모여 짝짓기를 위한 멋진 사교댄스를 즐긴다(‘함께, 우리는 춤추는 거야.’).

작가는 압도적인 무리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에 이종의 생물들을 슬쩍 끼워 넣기도 한다. 매끈한 꼬리들로 서로 팽팽하게 휘감은 채 함께 잠자는 몽구스 무리 곁에 작은 개미 한 마리가 발발발 기어가는가 하면, 한가하게 일광욕을 즐기는 악어떼 곁엔 몇몇 악어새들이 무언가를 잔뜩 기대하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 독자들에게 꼭 전달하고자 하는 생태학적 지식을 압축적인 문장에 실어 그림과 조화롭게 제시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 가면, 지구상에서 무리 짓기를 아주 좋아하는 또 다른 생물 종이 등장하는데, 바로 인간들이다.

따로 또 같이, 일상을 꾸려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간이든 인간이 아니든, 갖가지 종(種)과 모양과 크기의 생물들이 무리를 지어 번성하지만, 우리 모두는 생존을 위해 같은 종족에게만 의존하진 않아요.’(‘작가의 말’ 중에서)라는 공존과 상생의 메시지를 전한다.

한편 저자 해나 샐리어는 미국 메릴랜드에서 다양한 종의 생물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 자랐다. 삶의 일부였던 고양이, 개, 새, 물고기, 게 그리고 인간들은 모두 자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영감을 주었다. 현재 브루클린에 살며, 점토로 작은 생명체 모양을 빚고 일러스트를 그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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