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대한민국을 ‘녹색의료관광’의 메카로!-1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선 ‘2012 한국국제의료관광컨벤션(2012 KIMTC)’이 열렸다.

2008년부터 개최되기 시작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KIMTC는 세계 의료관광 공급자간 현장 비즈니스 미팅과 최신 정보교류를 통해 향후 의료관광 시장을 모색하는 자리다.

2012 KIMTC는 우리 정부가 ‘의료관광’을 신성장산업으로 삼고 2009년 ‘의료법’을 개정해 ‘의료관광’이란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전부터 시작된 가장 권위 있는 행사 중 하나다.

그런 만큼 이번 행사에는 15개국 150명의 해외 에이전시와 국내의 내로라하는 병원, 지방자치단체, 의료기기업체 등이 참여, 250개의 전시부스를 운영하며 성황리에 개최됐다.

▲ 지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2012 한국국제의료관광컨벤션(2012 KIMTC)’에서 관계자들이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명품병원·의료관광전시회 사무국
국내 450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의료관광 콘퍼런스를 포함한 다양한 학술 주제를 발표했는가 하면 다양한 의료관광 비즈니스 상담회도 진행됐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의료한류 4.0-감성·가치 중심 의료관광 디자인’.

이번 행사를 공동 주최한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은 “의료관광도 이제는 사람의 감성이나 가치에 맞추는 추세에 부응해야 한다”며 “현재 해외에서 각광받는 한류 스타들과 더불어 이번 행사가 의료계의 한류열풍을 이끌 명품 의료관광 서비스로 새로운 의료한류를 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하며 주제에 대한 의의를 밝혔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시작 4~5년 만에 이미 자리를 잡았으며, 이제는 ‘명품의료 서비스’로 ‘의료 한류’의 새 지평을 열자라는 것이 핵심.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과연 성공적으로 안착한 걸까?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받은 의료관광객수는 2007년 7,901명에서 2009년 60,201명, 2010년 81,78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가 싶더니 지난 2011년엔 12만2,297명으로 급속히 늘어났다.

의료관광객도 기존 미국·일본·중국 환자 위주에서 중동·러시아 등 신흥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세계 유명 인사들도 의료관광을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일이 빈번한데 마이클 조던, 타이거 우즈 등을 비롯한 미국을 대표하는 특급 스포츠스타가 지난 해 우리나라의 한 병원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았다.

이 외에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은 피터 폰다, 영화 <적벽대전>에 출연한 중국 여배우 장징추, 화빈그룹 옌빈 회장, 의료펀드 운용사 쇼어라인퍼시픽 회장 겸 MTV 설립자 할란 클라이만, 글로벌 의류업체 ‘나이가드 인터내셔널’의 피터 나이가드 회장도 한국의 의료관광을 즐기는 단골 인사들이다.

이 같은 국내 의료관광 현황에 따른 자신감에 근거해 정부는 오는 2015년엔 30만명, 2020년까지 1백만명의 해외환자를 유치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의료관광객 유치실적. 그래픽=위클리공감


이는 기존 목표인 50만명의 2배에 달하는 수치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쯤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의 의료관광은 과연 제대로 ‘좌표’를 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의료관광은 질환치료를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의료중심의 의료관광’과 관광패키지 상품에 검진이나 피부‧미용 등 의료부분이 추가되는 ‘관광중심의 의료관광’으로 나눌 수 있다.

의료관광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가 앞선 의료기술을 바탕으로 전자의 형태를 특화한 경우고, 태국은 뛰어난 관광인프라를 중심으로 피부‧마사지 등 다양한 헬스케어 투어를 활성화 한 케이스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의료관광은?

현재는 딱히 답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아닐뿐더러 이는 정부의 미흡한 정책추진과 연관이 있다.

2012 KIMTC 중 열린 한 심포지엄에서 한림대 산학협력단 조성욱 교수는 “태국 범릉락 병원은 병상수 5백38개에 외국인 환자 유치는 42만명인 데 반해 연세세브란스병원은 병상수 2천80개에 외국인 환자 유치는 6천명에 불과하다”며 “외국인들이 안심할 수 있는 보험상품 개발과 대표적인 의료관광 병원을 육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외국인 환자가 안심하고 우리나라로 의료관광을 올 수 있도록 ‘글로벌 사보험’이 마련돼야 하며, 해외 환자가 염두에 둘만한 국내 대표 병원이 아직 없다는 뼈아픈 지적인 것이다.

여기에 ‘의료관광’을 대하는 보건복지부와 문화관광부의 정리되지 않은 시선. 갈팡질팡 전문화하지 못하고 있는 에이전시 등 보완할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덧붙여 필자는 우리나라만의 특화된 의료관광으로 방문한 외국인 환자를 만족시킬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질 높은 의료기술’과 ‘풍부하고 다양한 천혜의 자연환경’이 ‘열쇠’다.

치료를 넘어 힐링 할 수 있는 ‘녹색의료관광’.

우리나라의 뛰어난 녹색환경을 바탕으로 치료가 이루어지는 ‘녹색의료관광’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요, 선점해 가꾸어야 할 핵심요소다.

다음 시간엔 ‘의료관광의 개요’와 ‘왜 녹색의료관광 이어야 하는 지’ 짚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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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애 교수
<필자 약력>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겸임교수(의료관광, 뷰티산업), 한국관광평가연구원 이사, 다음 까페 '나는 간호사' 운영자
<논문 및 저서>
'의료관광 성공요인 국제사례 연구'(2001. 8. 아주대경영대학원 논문), '병원코디네이터'(2011.1. 포널스출판사), '비만 베이직'(2011.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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