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역학조사 결과, 농작업 마치고 이동한 작업자가 전파한 사례 빈번 ‘주의’

과수화상병 위기관리 단계가 4월 18일부로 ‘주의’로 격상된 가운데 지난 5월 4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소재 배 과수원 4곳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추가 확산 우려가 깊어지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이전 발생 지역에서 농작업을 마치고 이동한 작업자가 다른 지역에 과수화상병을 전파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어 나타나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배 등 장미과 180여 종에서 발병하며, 잎·꽃·가지·열매 등이 마치 불에 그을린 것처럼 조직이 검거나 갈색으로 마르는 법정 검역 병해충이다. 전파 속도가 빠르며 발생하면 10일 이내에 반드시 매몰·소각 등 공적 방제를 해야 한다.

18일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에 따르면 최근 과수화상병 발생 과원의 역학조사 결과, 이전 발생 지역에서 가지치기(전정)․열매솎기(적과) 등 농작업을 마치고 이동한 작업자가 다른 지역에 과수화상병을 전파한 사례가 종종 발생한 것으로 나타됐다.

이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본격적인 사과·배 전정․적과 작업시기를 맞아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위해 과수원에 출입하는 작업자와 농기자재의 철저한 소독을 당부했다.

5월4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소재 배 과수원 4곳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 이번에 확진된 배 과수원 4곳에서는 꽃이 마르고 잎맥이 검게 변하는 증상이 발견됐다.
5월4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소재 배 과수원 4곳에서 발생한 과수화상병. 이번에 확진된 배 과수원 4곳에서는 꽃이 마르고 잎맥이 검게 변하는 증상이 발견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4월 과수화상병 의심 증상이 발견된 충남 논산 배 과수원에서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과수화상병이 다수 발생한 지역에서 전정․적과 작업을 한 뒤 이동한 작업자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했다.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서는 △과수원 청결 관리 △주변 과수원 방문 자제 △전정가위․톱 등 소형 작업도구 공동 사용 금지 △작업 중 작업자․작업도구 수시 소독 등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과수원 출입용 신발과 작업복은 외부 활동용과 구별하여 사용하고, 위생 덧신․일회용 부직포 작업복 및 장갑 등을 착용하여 외부 오염물질이 과수원 안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적과용 가위는 나무 한 그루를 작업할 때마다 반드시 소독한 후에 다른 나무에 사용하고, 과수원 경영주는 작업자가 수시로 소독할 수 있도록 과수원 안 곳곳에 소독 약제와 소독 용품을 비치한다.

아울러 작업 일시, 과수원 출입자, 작업 내용, 소독 여부를 기록한 영농 일지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

농기자재를 소독할 때는 70% 알코올이나 차아염소산나트륨 0.2%가 함유된 락스 또는 일반 락스를 20배 희석해 사용하면, 과수화상병균을 100% 살균할 수 있다.

전정가위․톱 등 소형 도구는 소독액에 90초 이상 담그거나 분무기로 소독액을 뿌려 소독하고, 분무기․경운기 등 대형 농기구에도 과수원을 출입할 때나 작업 도중에 수시로 소독액을 고르게 살포해야 한다.

참고로 차아염소산나트륨으로 만든 소독액에 금속 성분의 작업 도구를 오래 담가두면 부식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작업자는 분무기를 이용해 장갑, 신발, 작업복을 수시로 소독하고, 작업도구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어있는 상태에서 차아염소산나트륨 제제(염소수)에 담그거나 뿌리면 소독액 농도가 낮아지므로 소독 전 털어 내거나 물로 씻어내야 한다.

염소수는 제조한 뒤 가능한 24시간 이내에 사용하고, 기온이 오르면 소독액 특유의 냄새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35도 이상 고온에서는 만들지 않도록 한다.

농촌진흥청 노형일 재해대응과장은 “해마다 작업자에 의한 과수화상병 전파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철저한 소독과 꼼꼼한 영농 일지 작성이 과수화상병을 예방하는 최선책이므로, 경영주와 작업자가 관심을 갖고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농촌진흥청 파악 결과, 올해는 5월4일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소재 배 과수원 4곳(3.3헥타르)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상태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7개 시·군 184농가에서 99ha 규모의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사과와 배를 모두 매몰한 바 있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