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수원 보호구역 4곳서 모두 맹독성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즉시 단수 조치해야”

대구 수돗물서 녹조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

이에 환경부가 "녹조가 발생해도 수돗물은 안전하다"고 홍보하고 있으나 시민 불신과 두려움은 깊어져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서 제공하는 수질자료를 확인한 결과 해평, 칠서, 물금·매리, 강정·고령 등 낙동강 본류 상수원 보호구역 4곳에서 모두 맹독성 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운동연합도 7월 21일 채취한 대구 수돗물에서 검출됐으며, 고산정수장에서 0.226ppb, 매곡정수장에서 0.281ppb, 문산정수장에서 0.268ppb각 각각 검출됐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녹조에 포함된 남조류에서 나오는데 마시거나, 피부에 닿거나, 호흡을 통해 몸에 흡수되면 간과 폐, 생식기, 신경계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세계암연구기관(IARC)이 발암물질로 규정했으며, 흔히 청산가리의 100배 독성을 지녔다고 알려져 있다. 

대구시민 16%가 마시는 수돗물을 원수를 취수하는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에 녹조가 강하게 폈다. 아울러 발암물질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도 다량 검출됐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시민 16%가 마시는 수돗물을 원수를 취수하는 문산취수장 취수구 앞에 녹조가 강하게 폈다. 아울러 발암물질로 알려진 마이크로시스틴도 다량 검출됐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대구 수돗물에서 마이크로 시스틴을 포함한 독성물질이 검출되는 것은 현재 낙동강에 심각하게 창궐하고 있는 녹조 현상 때문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예년에는 8월에야 보였던 일명 ‘녹조라떼’ 현상이 6월말부터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낙동강 주변에서 재배하는 쌀과 무, 배추 등에서도 기준치를 뛰어넘는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7월 28일 성명을 발표하고 "수돗물 안전을 장담해왔던 대구시와 환경당국은 대구시민에게 발암물질이 든 수돗물을 공급해왔다"며 "홍준표 대구시장과 한화진 환경부장관은 사죄하고 이 사태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라"고 강조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검출된 마이크로시스틴 수치는 캘리포니아주 환경보호국(EPA) 임시 가이드 라인 0.03ppb와과 비교해 보면, 매곡 정수(0.281)는 9.36배, 고산 정수(0.226)은 7.53배, 문산 정수(0.268)는 8.93배가 높게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으로, 선진 외국의 엄격한 기준을 따르면 우리는 이들 가이드 라인의 7배, 8배, 9배가 높은 수치의 발암물질 마이크로시스틴을 섭취하고 있는 셈이 된다"고 지적했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대구시와 환경부는 여전히 수돗물과 원수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올 7월은 낙동강에서 녹조가 극심했는데 심지어 원수에서조차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되는 일"이라며 "즉시 단수 조치를 취하고 대구시민에게 비상 급수를 공급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은 환경단체의 요구에 대해 환경부는 29일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부경대 연구진이 마이크로시스틴 검출에 사용한 ELISA 분석법은 표시한계(Reporting Level)가 0.3㎍/L로서 0.3 미만의 값은 신뢰도가 낮아 검출량을 산정하는 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며 "반면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사용한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법은 미국 EPA에서 제시하고 있는 조류독소분석법 중 하나로서, WHO, 미국, 호주 등에서 관리기준(마이크로시스틴-LR 등)의 분석법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정확도가 높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또 "조류독소는 정수장의 응집·침전·여과, 소독(염소, 오존 등), 활성탄 등 정수처리과정에서 제거돼 수돗물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안전성을 재차 강조해다.   

환경부는 그러면서 "현재 조류경보 발령지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류차단막 설치, 선택취수 등을 통해 조류 유입을 최소화하고 있으며, 활성탄 투입, 고도정수처리 적정 가동 등 국민들께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환경부는 환경단체와 대학에서 사용한 분석법을 신뢰할 수 없으니 마이크로시스틴 검출 주장은 우려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나, 환경단체 등은 반대로 대구시사업본부가 사용하는 검출 분석방법을 의심하고 있다.

대구환경동연합은 "자체 조사 결과 독성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고 거짓 해명만 할 것이 아니라 부경대와 같은 방식의 일라이저를 이용한 토털 마이크로시스틴을 검출하는 방법으로 바꿔 실체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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