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기차 보조금 없애는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산업부, 美에 조건 완화 요청

미국이 중국산 배터리 소재·부품을 사용한 전기차에 2024년부터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법안을 추진함에 따라 산업부가 이에 대한 우려를 미국측에 전달하고, 국내 자동차, 배터리 업계와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달 7일 미국상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 법안(Inflation Reduction Act)'의 전기차 보조금 규정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는 배터리용 광물이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추출·가공되고 배터리부품도 북미서 제작·조립돼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는 11일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현대차 및 배터리3社(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동 법안에 대한 업계의 우려와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자동차 및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동 법안으로 인해 국내 제조 전기차가 미국 시장내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 사진=현대모비스
전기차 배터리 생산. 사진=현대모비스

이에 안 본부장은 동 법안이 한미 FTA와 WTO 협정 등 통상규범 위배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미측에 전달하고, ‘북미 내’로 규정된 전기자동차 최종 조립 및 배터리 부품 요건을 완화해 줄 것을 美 통상 당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동 법안의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우리 업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우리 업계와 상시 소통하며 민관이 함께 긴밀히 협력해 나가는 한편 미국 정부와 지속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美 상원에서 의결된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이 하원을 통과할 경우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중지된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최대 7천500달러(약 1천만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내 배터리 공장 신설과 확대를 가시화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국네 배터리제조사는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는 반면 미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는 완성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어 판매에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전기차 생산의 드라이브를 걸어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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