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 결과 환경성·자원순환성 입증…제품 가격 상승 등 개선점

연간 36억3천만개씩 쏟아져나오는 1회용 택배 포장폐기물의 다회용 가능성이 확인됐다.

환경부가 2022년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환경성 및 자원순환성 입증에 성공한 때문이다.

다만 다회용 택배상자의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택배상자 제작, 세척·집하시설 설치 등의 초기 비용이 드는 것은 부담스러운 점으로 지적됐다.

환경부(장관 한화진)는 국내 유통기업 5개사 및 물류기업 3개사와 함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1회용 택배상자 폐기물 감량을 위해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을 추진한 결과,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 등가 등으로 1회용 택배 포장폐기물 발생량이 급증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연간 택배시장 물동량은 지난 2012년 14억개 → 2021년 36억3천만개로 2.6배 증가했다.

1회용 수송포장재만 폐기물 연간 200만 톤이 발생(라면박스 4호 549g x 36억3천만개)하는 것이다.

국내 택배시장 물동량.
국내 택배시장 물동량.

시법사업은 각 유통사의 배송망을 통해 택배상자를 회수하여 다시 쓰는 방식이며, 물류기업이 택배상자를 세척,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환경부는 한국폐기물협회를 통해 각 유통사에 맞는 택배상자를 제작하고, 7개월간 택배 배송, 회수 등의 실증을 거쳐 경제성, 환경성, 자원순환성 등을 조사했다.

환경부는 실증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1년간 다회용 택배상자를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경제성은 조금 낮으나, 환경성과 자원순환성은 우수한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성과 관련해 유통기업의 배송비는 신선식품, 당일배송 등의 차이는 있으나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 시 5개 유통사 평균 배송원가는 1회용 택배상자에 비해 169원(3.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송원가는 1회용 4,343원, 다회용 4,512원이다.

환경성과 관련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1회용 택배상자 보다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당 평균 74.49%(622.1gCO2/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1회용 835.1gCO2인데 반해 다회용 213.0gCO2이었다.

다회용 택배상자.
다회용 택배상자.

자원순환성과 관련해 폐기물 발생량은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용에 비해 99.3% (610g/회 → 4.3g/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다회용 택배상자에 대한 사용자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대부분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용에 비해 성능, 환경성, 자원순환성 등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한국폐기물협회가 지난 7월13~17일까지 2,402명을 대상으로 휴대폰 설문 방식으로 조사했다.

총 356명 응답자 중 294명(82.6%)이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용보다 보존, 보온, 보냉 등 성능이 더 우수하다고 답을 했고, 317명(89%)은 폐기물 감량과 환경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다만, 다회용 택배상자의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것에 대해서는 124명(34.8%)만 동의했고, 미반납을 예방하기 위해 보증금을 납부하는 것에 대해서도 120명(33.7%)만 찬성하고 있어 경제성 및 회수율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다회용 수송 포장재 사용 촉진방안.
다회용 수송 포장재 사용 촉진방안.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의 보관, 이송 과정에서 물류비 절감을 위해서 택배상자 등 다회용 수송포장재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내년 상반기 중에 다회용 택배상자 표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을 위해서 택배상자 제작, 세척·집하시설 설치 등의 초기 비용 지원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는 등 2024년부터 다회용 택배상자 보급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 서영태 자원순환정책과장은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다회용으로 쓸 수 있는 커피전문점 컵 및 음식점 배달용기 등의 보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는 다회용 택배상자를 비롯한 유통포장 분야에서 1회용품 대체를 통해 폐기물을 감량해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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