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마포구, 해결점 못 찾고 갈등 심화…오 시장 주민과 즉석 만남 “지속 대화”

서울시가 마포구에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을 신규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오세훈 시장이 상암동을 서울의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발표한 이후, 9월 26일 처음으로 상암동 등 마포구 주민들과 직접 만났다.

광역자원회수시설에 반발해 마포구가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나서는 등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첫 만남인 탓에 관심이 쏠렸지만 향후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서울시가 오는 10월 5일 열 예정이었던 설명회를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연기하기로 하는 등 지속적 대화에 의한 해결의 여지를 남겼다.

서울시는 지난 8월31일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2026년까지 기존 마포자원회수시설 옆에 새 시설을 지은 뒤 기존 시설은 2035년까지 철거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시설을 철거하기 전인 2027∼2035년에는 두 개 시설을 동시에 가동하게 돼 주민들의 더욱 큰 반발을 불렀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상암동을 서울의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로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상암동 등 마포구 주민들과 직접 만났다.

당일 아침 자택에서 출근하던 오시장에게 주민들이 찾아와 면담을 제안했고 오시장은 현장에서 바로 수락하며 만남이 성사됐다.

면담은 9월 26일 오후 5시 30분부터 무려 2시간이 넘도록 진행됐다.

마포자원회수시설 입후보지.
마포자원회수시설 입후보지.

오시장은 주민들의 우려를 이해하였고, 주민 의견을 경청했으며서울시의 입장을 충분하게 설명했다.

주민들은 상암동 후보지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 10월 5일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를 연기할 것, 후보지 선정 백지화를 요구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10월 5일로 예정된 주민설명회를입지선정위원회와 논의한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당초 10월 5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해서 상암동이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 후보지 선정 과정을 주민들에게 소상히 알려 주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할 계획이었다.

주민들은 입지선정위원회가 후보지 타당성 조사과정 공람 및 주민의견서를 제출받고 있으므로 주민설명회 개최는 다소 이르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서울시는 이를 받아들여 재논의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이 ‘입지선정위원회’ 위원 구성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것에 대해, 폐기물시설촉진법 시행령 제7조에 따라 2020년 12월 4일 입지선정위원회를 10명으로 구성했으며, 10명 중 7명의 위원을 지난 10대 시의회에서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하여 공정성에 문제가 없음을 설명했다.

서울시는 입지 후보지가 선정됨에 따라 향후에도 지역주민들과 지속적인 대화를 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포구 광역자원회수시설에 반대하는 지역사회의 조직적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마포구는 현재 운영 중인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반대 대응 태스크포스(TF) 내에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법적 대응에 나설 태세고, 마포구의회는 19명 구의원 전원 공동발의로 자원회수시설 건립계획 전면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주민들은 새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상암동 반대투쟁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서울시의 추진상황을 봐가며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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