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농가에서는 돼지의 성장과 설사 예방을 위해 배합사료에 산화아연(ZnO), 황산구리(CuSO4) 등 미량 광물질을 첨가해 급여하고 있다.

그러나 과다하게 사용하면 돼지 분변 내 아연, 구리 등의 배출량이 많아지고, 이를 퇴비화하는 과정에서 비료 내 구리, 아연 기준을 초과해 가축분뇨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은 양돈농가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산화아연과 황산구리 대신 유기태 아연과 유기태 구리를 급여하면 돼지의 생산성을 유지하면서 분변 내 아연, 구리 배출량은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충북대학교와 공동연구로 젖 뗀 돼지(이유자돈) 배합사료 내 산화아연 2,500ppm을 첨가했을 때와 산화아연 500ppm과 유기태 아연 500ppm을 혼합 급여했을 때를 비교했다.

젖 뗀 돼지 사료 먹는 모습.
젖 뗀 돼지 사료 먹는 모습.

그 결과, 평균 하루 몸무게 증가량(일당 증체량)과 사료 효율, 설사 지수 등 생산성에는 차이가 없었으며, 산화아연과 유기태 아연을 혼합 급여했을 때 분변 내 아연 배출량이 62.4% 낮게 나타났다.

아연 1000ppm 동일량 급여 시, 산화아연 단독 급여보다 유기태아연 혼합 급여(1:1)가 배출량이 21% 낮았다.

또한, 육성돼지 배합사료에 황산구리를 50ppm 첨가했을 때와 유기태 구리를 50ppm 첨가했을 때를 비교한 결과 사료 효율 등 생산성에 차이는 없었으나, 유기태 구리를 첨가했을 때 분변 내 구리 배출량은 최대 21.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는 가축분뇨로 배출되는 산화아연의 법적 허용 기준을 지속해서 낮춰왔으며, 올해 6월부터는 치료 목적의 고용량 산화아연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우리나라 또한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 7월‘사료 등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하여 양돈사료 내 아연, 구리 등의 함량 기준을 20~54% 정도 낮췄다.

이번 연구 결과는 관련 기준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사료업계와 농가에 유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유기태 아연과 유기태 구리는 관행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산화아연, 황산구리보다 가격이 비싸 경제성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립축산과학원 박남건 동물영양생리과장은 “환경 부담 완화를 위해 사료 내 아연, 구리 사용량을 줄여야 하는 현시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가 효율적인 아연, 구리 급여 방법 마련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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