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북한산 산행을 위해 은평구 독바위역에 내리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등산로가 역에서 가까워 시민들이 즐겨찾는 산행코스지만 첫 발을 맞는 것은 장막처럼 드리워진 답답한 회색 아파트 행렬이기 때문입니다. 산 밑까지 점령한 아파트 군상들은 모처럼의 흥취를 반감시키는 것은 물론 산행을 위해 탈출한 시내 아파트가 생각나 짜증 제대로입니다. 물론 예전엔 그러지 않았을 겁니다. 재개발이네 뉴타운입네 하며 개발바람이 분 탓에 모른 척 눈 한 번 감았다 뜬 폐단이었겠지요. 원래 서울인근 주요 산은 자연경관 회복과 주거환경 보호를 위해 풍치지구 또는 고도지구로 지정해 건축이 제한됩니다. 풍치ㆍ고도지구로 지정되는 곳은 통상 5층, 18m를 초과해서 건물을 지을 수 없습니다. 땅을 생명체로 보는 풍수지리에 의하면 지기(地氣)가 좋은 곳에 터를 잡아 집을 지으면 지덕을 입어 복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지기가 좋다하더라도 자연경관과의 조화를 헤친 건물은 예외랍니다. 자연 파괴하고 등산객 기분 잡치게 하는 아파트 짓고ㆍ사시는 분들, 잠은 편하게 주무십니까?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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