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위원장 강형신)는 고속도로 차량 매연 및 제설제로 인한 과수피해 배상을 요구한 사건에 대해, 그 피해를 최초로 인정해 한국도로공사에 9백만 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서 사과와 배를 재배하는 서 아무개씨가 인접한 영동고속도로의 차량 매연과 동절기 제설제 사용으로 인해 과수의 고사, 수량감소, 미결실 등의 피해를 입었다며,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150백만 원의 피해배상을 요구한 사건이다.

위원회는 조사결과 신청인의 과수원은 영동고속도로 변을 따라 약 6m 정도 떨어진 도로지반보다 완경사지에 위치하고 있으며, 고속도로 지반보다 높은 지역의 사과나무와 복숭아나무 중 도로변 1~2줄의 과수가 생장과 과실의 결실이 그 밖의 과수보다 확연히 부진한 것을 확인했다.

위원회는 지난 겨울 예년에 비해 강설량이 많아 예년의 3배에 가까운 양의 염화칼슘이 사용됐고, 차량통행 시 노면으로부터 날아온 염화칼슘이 바람의 영향을 받아 도로보다 다소 높은 지역의 도로변 과수나무 1~2줄에 과다하게 부착되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사과나무 3주와 복숭아나무 1주가 고사한 사실이 확인됐고, 도로변에 위치한 사과나무 42주와 복숭아나무 41주의 가지가 일부 고사하거나 생육이 부진하고 과실의 수량이 도로로부터 먼 쪽에 비해 확연히 차이 나는 것 역시 확인됐다.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자동차 매연은 도로변 과수나무의 광합성 작용을 방해하고, 효소작용을 저해하는 등 과수의 생장에 영향을 미치고, 제설제에 함유된 염화물은 대기에서 분진의 형태로 식물에 직접 접촉해 입이 말라 떨어지거나 작은 가지가 말라 죽게 되고 심한 경우 전체 식물체가 고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 조사결과를 토대로 위원회는 고속도로의 차량 매연과 제설제가 신청인 과수원의 고사, 수확량 감소 등의 피해에 영향을 주었을 개연성을 인정했고, 경기 이천지역의 기상여건에 의한 영향 등을 감안하여 매연 및 제설제의 피해 기여율은 50% 정도일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수령별 표준수량, 최근 3년간의 평균가격 등을 적용하여 한국도로공사는 신청인에게 900여만 원을 배상토록 결정했다.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는 “도로의 신설이나 확장 시 과수원과 충분한 이격거리를 두거나 불가피한 경우 편입이나 수목매입보상 등의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이번 결정을 계기로 이와 유사한 피해가 발생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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