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 대한민국을 ‘녹색의료관광’의 메카로!-3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사업은 2009년 외국인 환자 유치 및 알선 행위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통과되며 본격 추진 된 이래 3년 동안 그야말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는 의료관광 산업을 전자 및 반도체, 자동차 산업 다음으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산업'으로 지정해 활성화 정책을 펴온 정부측과 의료기관, 여행사, 에이젼시 등 여러 관계자들의 희생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사업 진행 초기, 제도며 시책도 변변히 갖춰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열정 하나 만으로 시장을 개척해 온 문화관광부와 보건복지부, 지자체 담당 공무원과 의료기관 관계자, 여행사, 에이젼시의 노고는 누가 뭐래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공과임을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확실히 밝혀두고 싶다. 

▲ '2010 대한민국 국제의료관광 컨벤션(KIMTC 2010)'홍보부스 운영 모습.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산업이 성과를 내고 있음은 드러난 외국인관광객의 숫자에서도 알 수 있지만 우리보다 앞서 의료관광을 산업화 한 태국, 싱가폴, 인도 등의 나라가 '경쟁국'이라 인정하고 견제하고 있다는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의료서비스의 질이나 구성항목에서도 아시아 국가들 중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이 지난 2010년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정책을 본따 적극적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긴장요인임과 동시에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현황은 어떠하며, 어떤 위치에 있는 것일까?

마침 지난 해 말 문화관광체육부가 '한국 의료관광 총람'을 펴냈기에 이를 바탕으로 현 주소를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어 개괄해 보고자 한다.

▲ 2009~2010 의료관광객 유치실적
한국 의료관광은 시행 첫해인 2009년 목표치 5만 명을 초과해 60,201명을 유치했다. 이듬 해인  2010년에는 전년대비 36% 증가한 81,789명을 유치했으며, 2011년엔 10만명을 가볍게 돌파하며 12만2,297명을 기록했다.

이에 따른 진료수익은 2009년 547억원에서 2010년에는 전년 대비 88.6%라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1,032억원을 기록, 연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2011년과 2012년은 미 집계)

의료관광객 1인당 평균 진료비는 131만원으로 국내 1인 평균진료비인 96만원을 상회했다.

입원환자의 평균진료비 역시 국내환자가 258만원인 데 비해 2배 이상 높은 583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도에 비해 1인당 평균진료비는 39% 정도 증가한 반면(94만원 → 131만원), 입원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11%정도 감소한(656만원 → 583만원) 수치다.

입원환자 1인당 평균 진료비가 감소한 것은 환율 변동과 상대적으로 의료비를 적게 소모하는 중국인 환자가 급상승하면서 전체적인 평균 진료비를 낮췄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고액 환자가 증가해 1억 원 이상 고액환자가 21명, 1천만 원 이상 진료비를 부담한 환자가 1,732명으로, 2009년 816명 대비 112% 증가한 점이 고무적이다.

▲ 의료관광객의 한국 선호경향 (출처 : 삼정KPMG, 2010)
국가별로는 2010년 기준으로 미국 의료관광객이 32.4%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19.4%), 일본(16.8%), 러시아(7.7%), 몽골(2.8%) 순이었다.

이 밖에 중동 지역이 614명에서 949명으로, 카자흐스탄이 128명에서 346명으로 증가해 전략적으로 의료관광객 유치 국가 다변화 정책을 펴고 있는 관계자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진료과목별로는 피부 및 성형외과 관련 서비스가 14.0%로 가장 높았으며 내과(13.5%), 건강검진(13.1%),의학과 및 산부인과 순으로 가벼운 미용 진료 및 건강검진이 우세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61.7%, 경기지역 13.3%로 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9년 87.8%에 이어 압도적으로 높았다.

▲ 의료서비스 분야별 비교우위
한국의 의료서비스를 선택하는 이유로는 높은 의료수준(20.9%)과 특정 진료분야에 대한 인지도(13.1%)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실제로 의료관광객이 한국의 의료기관을 선택한 이유는 특정 진료 및 서비스로 권위 있는 곳이어서 선택한 경우가 32.1%로 가장 높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이 같은 의료관광 현황은 의료관광의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싱가포르, 태국, 인도 등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06년 이미 55만5천명의 의료관광객을 유치한 싱가포르는 2012년 의료관광객 100만 명, 관련 수익 30억 달러(USD)를 목표로 적극적인 유치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대국 태국은 2006년 이후 의료관광객 유치 실적(환자 수 및 수입 등) 공식 통계를 집계 하지 않고 있으나, 200만 명에 가까운 외국인들이 치료를 목적으로 태국을 방문, 20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의료관광의 역사가 깊은 인도는 2010년 73만1천명의 의료관광객이 방문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2012년까지 2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같은 의료관광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약점으로 꼽히고 있는 것은 우선  언어소통의 문제다.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병원을 찾아도 전문 통역인 없이는 언어가 통하지 않기에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최근 병원에서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를 고용하는 곳이 늘고 있지만 수 많은 나라의 언어를 준비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의료관광 홍보영상물 중.

두번째는 다인종과 다문화에 대한 이해력 부족이다.

처음 의료관광사업을 시작할 때에는 오직 치료만을 목적으로 여겨져서 우리나라와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는 해외 환자의 불편함이 제기되었으나, 최근 무슬림 식단 및 기도실 마련, 의료관광 푸드코디네이터 도입, 다문화 국제간병사 양성제도 도입 등 다문화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세 번째 높은 물가로 인한 가격 경쟁력 저하다.
 
한국은 아시아의 주요 의료관광국인 태국 및 인도에 비해 의료비는 3~4배 높은 수준이며, 식비, 숙박비 등 체재비에 대한 부담도 높다.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에서 숙박을 제공하는 호텔형 병원과 특급호텔 내에 병원이 들어서는 메디텔(병원+특급호텔)형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대내외 인지도 부족이다.

근접국가를 제외한 외국에서 우리나라 의료수준에 대한 인지도 자체가 부족하고 심지어 국내 의료서비스 수준을 1960~70년대 수준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이를 높일 수 있는 국가 이미지 및 브랜드 홍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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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애 교수

<필자 약력>
서울여자간호대학교 겸임교수(의료관광, 뷰티산업), 한국관광평가연구원 이사, 다음 까페 '나는 간호사' 운영자
<논문 및 저서>
'의료관광 성공요인 국제사례 연구'(2001. 8. 아주대경영대학원 논문), '병원코디네이터'(2011.1. 포널스출판사), '비만 베이직'(2011.11.)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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