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이 매월 셋째주 수요일을 '국 없는 날'로 지정했습니다. 국민들의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랍니다. ‘국 없는 날’은 ‘하루 세끼 중 한 끼는 국 없이 삼삼하게 먹어도 좋다’는 의미로 제정했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에게 국ㆍ찌개ㆍ면류 등 국물요리로부터 나트륨 섭취가 높음을 알리고 식문화를 개선하겠다는 겁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일 나트륨 섭취 권장량은 2,000mg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은 하루 평균 4,831mg을 먹습니다. 두 배가 훨씬 넘는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는 것이지요. 나트륨 과다 섭취는 심혈관계 질환과 신경계통 이상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줄이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하필이면 왜 '국 없는 날'이냐는 겁니다. 식약청은 2011년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근거로, 우리 국민들의 주요 음식별 나트륨 섭취율이 국ㆍ찌개ㆍ면류에서 30.7%로 가장 높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나트륨이 많이 함유돼 있기로 유명한 음식은 치킨, 피자 등 패스트푸드입니다. 치킨 한 조각엔 428mg, 피자 한 조각엔 845mg의 나트륨이 들어 있어 단 몇 조각만 먹어도 1일 권장량을 훌쩍 뛰어넘게 되지요. 그렇다면 '국민간식'이라는 이름까지 얻은 라면은 어떨까요? 일반적으로 라면 한 그릇의 나트륨 함유량은 1,900mg입니다. 굳이 '○ 없는 날'을 만들 거였다면, 국보단 패스트푸드가 더 타당하다는 말입니다. '국'은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음식이자 대표적 식생활 문화입니다. '국 없는 날'을 정해 '국'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정도로 '나쁜 음식'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것도 국가기관에서 나서서 조장할 일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혹여 라면 등을 파는 대형 식품업체의 눈치 때문에 애꿎은 '국'을 희생양 삼은 거라면, 질타 받아 마땅한 사안입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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