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저장하고 있는 물의 양 192억t…숲가꾸기 등에 관심과 참여 필요

올 봄은 유난히 비가 잦다.

곧 장마철도 다가오는 데 이렇게 비가 많이 내리면 UN이 지목한 '물 부족국가'라는 딱지도 뗄 수 있지 않을까? 

분명히 말해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가 아니다. '물관리 부족국가'가 맞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1,283㎜. 1년 동안 1,240억t의 비가 내린다. 세계 평균 강수량 880mm의 1.4배나 된다.

이렇게 1년간 내리는 1,240억t의 빗물 중 대기중으로 증발되는 양은 517억t(43%)이고 바다로 흘러가버리는 양은 386억t(31%)이다. 

하천수 123억t(10%), 댐수 177억t(14%), 지하수 37억t(3%) 등으로 하천과 댐, 지하수로 단지 27%만 사용되고 나머지는 모두 흘려버려 낭비된다.

▲ 서울 종로구 상청동 저류조 설치공사 시공 모습.
이 때문에 낭비되는 빗물을 재활용하기 위해 빗물펌프장을 만들고 저류시설을 설치하기도 하지만 해마다 1인당 물사용량이 증가하고, 강우가 장마철에만 집중되는 등의 이유로 관리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이달 초 국립산림과학원이 강원산림환경연구소와 공동으로 '2013년도 산림수자원 모니터링 워크숍'을 열었다. 전국 16개 지역의 산림수자원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이 워크숍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적으로 우리나라 숲이 머금고 있는 물의 양은 소양강댐 10개에 해당하는 192억t.

인위적으로 댐을 만들고 저류시설을 설치해 물을 저장하는 방법 이외에 기왕의 산림을 이용할 경우 효용가치가 크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산림과학원이 우리나라의 대표 온대림인 광릉 숲에서 30년간 수행한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잘 가꾼 숲은 1ha 당 연간 약 3,900t의 빗물을 저장한다. 이는 1만 명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반면, 잘 가꿔지지 않은 숲은 저장량이 1,900t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워크숍에 모인 산림과 물관련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대표적 산림사업인 숲가꾸기는 홍수 방지 차원뿐 아니라 물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온대림은 집중호우와 토지이용 증가 등으로 인해 토사유출 발생량이 증가하고 있어 그 관리에 집중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산림과학원은 산림의 녹색 댐 기능을 높이고 산림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979년부터 산림수자원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강원 지역 온대림의 맑은 물 확보를 위해 2011년부터 화천 온대림유역에서 강수량, 유출량, 토양수분, 증발산 등 산림 물 순환 관측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산림을 이용한 빗물관리만으론 '물관리부족 국가'라는 타이틀을 떼기 어렵다.

지금까지 하천과 제방중심의 빗물관리에서 벗어나 빗물저류 및 침투시설을 분산해 설치하고 다양한 친수공간을 만드는 등의 다목적 빗물관리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빗물은 자원이라는 인식과 함께 정부를 비롯한 각지자체, 민간기관, 국민 모두의 능동적 참여가 우선돼야 한다.

이 중 나무를 심고 효과적으로 산림을 가꾸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참여 할 수 있는 일이기에 관심이 절실하다. 

수자원 확보 문제, 숲에서 미래를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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