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판매되는 산양분유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137)이 극미량 검출됐습니다. 남양유업이 이른바 '갑'의 횡포로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는 와중에 또 유제품 제조회사의 불미스런 일이 불거진 것입니다. 우연이든 기획이든 차치하고, 방사성물질 '세슘' 얘기 좀 할까 합니다. 이번에 검출된 세슘의 양은 산양분유 0.81 Bq/kg(베크렐), 산양유아식 0.97 Bq/kg입니다. 허용 기준치가 370Bq/kg이니 극미량인 셈입니다. 때문에 제조회사는 억울하고 답답하다고 항변합니다. 이 정도의 극미량 세슘은 산양을 청정 뉴질랜드에서 자연 방목하는 와중에 들판에서 뛰놀다 공기를 통해 흡입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세슘은 깨끗한 공기와 먹는 물 등 자연상태에도 어느 정도 존재하는 게 사실입니다. 반면 소비자의 입장에선 아무리 극소량이라도 찝찝하고 불안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이 먹는 영·유아용 식품이라는 점에서 더 걱정스럽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세슘은 다른 식품에선 전혀 검출되지 않는 것일까요?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초 국내 환경단체가 농식품부의 자료를 분석해 봤더니 세슘이 검출되는 일본산 수입식품이 '허용 기준치 미달'이라는 이유로 무차별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대구, 명태, 고등어 등 수산물부터 커피원두, 백미, 초콜릿원료, 심지어 유아용 분유 완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일본산 식품의 세슘 허용기준치가 100 Bq/Kg인데, 냉장대구에선 허용치에 육박하는 97.9㏃/㎏, 분유에선 30.8 Bq/Kg이 검출됐지만 버젓이 유통됐습니다. 그런데도 이 과정 중 아무런 제재가 없었고, 소비자의 '들끓는 여론'도 없었습니다. 유럽과 미국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 시켰습니다. 가까운 중국과 대만, 러시아도 마찬가지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리나라는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수산물 수입이 오히려 18배나 폭증했습니다.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부끄러운 자화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ET 1호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