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발생기 세관 교체 난항, 내년 4월께나 마무리…“검사 확대해야”

 
증기발생기 전열관 손상으로 발전을 멈춘 울진원전 4호기의 손상 정도가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 2007년 실시한 ‘주기적안전성평가’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원자력발전소는 운전을 시작하고 10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진단을 하는 데, 1998년 가동에 들어간 울진 원전 3, 4호기도 지난 2007년 11월 8일 주기적안전성평가를 실시해 10년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안전성평가대로 라면 최소한 2016년까지는 아무 사고 없이 운전이 돼야 했지만 검사 실시 4년 만에 고장을 일으켜 가동이 중지돼 버린 것이다.

울진 원전 4호기는 현재 2개의 증기발생기 세관(가는 관) 1만6428개 중 3847개를복원하거나 폐쇄해야 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중 900여개에 대해 관막음과 폐쇄, 관재생 작업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울진원전관계자는 “기존 19mm전열관 안에 길이 45cm되는 관을 밀어 넣어 보강하는 슬리빙작업과 전열관 재질인 인코넬보다 보강된 재질로 된 11.5cm되는 마게로 막는 플러깅작업을 병행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제가 된 전열관에 대한 수리가 현재로선 언제 마무리 될 지 알 수 없는 데다 자칫하면 전열관이 터지는 경우가 발생 할 지 몰라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울진원전 측은 “9월9일~10월15일 실시한 제10차 계획예방정비기간 중 증기발생기 전열관 손상이 발견돼 정비기간을 2012년 4월까지로 연장했다”며 이번에 멈춰선 울진 4호기의 정상가동이 최소한 내년 4월 이후가 될 것이란 사실을 내비쳤다.

그 만큼 고장 정도가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울진핵으로부터 안전하게 살고싶은 사람모임'은 “문제가 된 전열관이 터질 경우 외부 공기와 물이 방사능에 오염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2002년 3차 계획예방정비 기간 중 증기발생기 2호기의 세관 파단 사고로 냉각수가 수십 톤 누출된 적이 있다”며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역시 성명을 통해 “울진 4호기 전열관 재질인 인코넬(Inconel)-600은 이른바 응력부식균열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세계적으로 알려져, 주요 국가에서 사용하지 않는 재질임을 뻔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했다”며 “증기발생기가 파단되는 사고가 일어나면, 일반적인 냉각수 누설과 달리 원자로 1차 냉각재가 일시에 상실됨으로써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일어난 노심용융과 같은 대형사고의 발생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이렇게 심각한 상황으로 진행되자 한국원자력기술원이 치밀하고 까다롭게 시행하고 있다는 주기적안전성평가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은 당연한 일.

실제로 울진원전 관계자는 1일 기자회견장에서 “3, 4호기 증기발생기는 2016~2017년 교체할 계획이었지만, 관 손상이 급격히 증가해 당초보다 2년 정도 빨리 추진된 것으로 안다”며 문제발생의 소지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듯한 발언을 해 의심을 키우고 있다.

결국 “10년간 안전한 운전을 보장할 수 있다”는 안전성평가는 사실과는 달리 형식적 검사에 머무른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녹색연합은 “고작 몇 푼의 돈을 아끼기 위해 후쿠시마 핵발전 사고 같은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당국의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인코넬 600재질을 사용한 영광 3,4,5,6호기와 울진 3호기도 조속히 가동을 멈추고 증기발생기에 대한 정밀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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