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국민의 63%가 여름 휴가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문광부는 국민들의 여름휴가 실시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가 예상전력소비량의 2.2%인 35,286TOE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휴가를 통해 내수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여름철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멘트도 빼놓지 않았지요. 그리곤 정부와 공공기관이 솔선수범해 휴가 조기실시 및 분산실시, 휴가 하루 더 가기를 적극 추진하는 한편 국내여행 활성화 분위기를 민간 분야에 확산시키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여기까지는 주무부처로서 마땅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수긍했습니다. 그런데 20일 한국전기연구원이 이 같은 문광부의 국민 여름휴가 계획 분석결과를 다시 분석해, 추산된 에너지 절감 효과 35,286 TOE는 167GWh의 전력량에 해당하며, 1,000MW급 표준형 원자력발전소 1기가 약 7일간 생산하는 발전량에 해당한다는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여름휴가 계획만 잘 이용하면 시원한 산과 바다, 계곡에서 휴식도 즐기면서 전력수급 위기 극복에 동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염장 지른거 맞지요? 국민 누군들 휴가가고 싶지 않은 사람 있을까요? 아예 전력위기 걱정없는 해외로 나가 몇 달 푹 쉬고 오라고 하지 그러세요? 사실 휴가철인 한여름엔 초중고와 대학까지 방학에 들어가 상당한 전력을 아낄 수 있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국민이 휴가로 절감하는 전력의 몇 배는 더 될 겁니다. 국민이 일제히 한꺼번에 휴가를 가지 않는 이상 실현 불가능한 에너지 절감효과를 놓고 철없는 말장난을 일삼는 정부(출연)기관이라니. 현재 전력위기의 본질이 정부의 잘못된 전력수요관리와 산업계의 과소비 등임을 감추기 위한 '꼼수'로 보여 더욱 볼썽사나워 보입니다. 휴가를 갈 수 있든 없든 '매정한 여름', 건강 유의하세요.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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