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와의 '4대강 허니문'은 끝났다". 대표적 4대강사업 비판 학자이자 시민사회 주도 4대강 조사위 대표를 맡고 있는 박창근 관동대 교수가 25일 한 언론매체 인터뷰를 통해 한 말입니다. 박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이나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4대강 사업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겠다고 했는데 지지부진 시간을 끄는 사이 4대강을 검증해 온 사람들은 발목이 잡혀 있었다"며 "시민사회진영에서 별도의 4대강 국민 검증위를 구성해 직접 조사ㆍ평가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통상 새 정권이 들어서면 순조로운 정권 이양과 출범을 돕기 위해 대략 6개월 정도의 '허니문 기간'을 갖습니다. 이 기간 동안엔 정치적 비난이나 시비를 가급적 자제하고 오히려 도와주는 분위기를 조성하게 되지요. 때문에 허니문 기간은 '정치적 밀월기간'이라고도 불립니다. 이번에 박 교수가 '4대강 허니문'이 끝났다고 굳이 선언한 것은 통상의 관례에 기초한 것이기도 하지만, 잘못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심각한 상황인식을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봐야 옳습니다. 실제로 박근혜정부는 출범 6개월이 다 되어 가는 동안 '4대강 사업'과 관련해 거의 한 일이 없습니다. 감사원 감사결과 발표와 검찰의 몇 차례 건설회사 압수수색으로 변죽만 울렸을 뿐 국민들이 원하는 바, 의혹을 단 한 개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낙동강에 다시 녹조현상이 발생했고, 4대강 사업을 주도했던 기관ㆍ인사들은 '증거'를 지우고, 궁색한 논리로 물타기 할 시간을 벌었습니다. 새삼스럽게 다시 4대강사업의 총 공사기간을 짚어보니 2년3개월입니다. 22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쓰고, 16개의 초대형 보를 건설하는 데 걸린 시간 치고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대단한 속도전이었습니다. 강 파헤쳐 생태계 파괴하고 돈 쓰는 데는 물불 안가리더니, 정작 그로 인한 잘못을 바로잡고 상처를 치유하자는 요구에는 자그만치 6개월이나 허송세월을 한 겁니다. 두려운 것은, 이 '배반의 세월'이 4년6개월 더 이어질 수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는 것입니다. 허니문도 끝내고, 죽어가는 뭇 생명들의 절규도 끝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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