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용 다시마 등 불량 재료로 만든 '맛가루'에 대해 15일 식약처가 "인체 유해성이 없다"며 회수조치 하지 않을 거라 밝히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일 한 업체가 전복과 가축 사료용 다시마 분말, 말린 채소, 심지어 담배꽁초까지 섞여 있는 불량 식자재를 이용해 맛가루를 제조, 230여곳에 납품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여론이 들끓자 식약처는 경찰로부터 해당 제품을 넘겨받아 조사에 들어갔고, 15일 "저가·저질 원료로 만들어진 건 사실이지만 인체 유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발표한 겁니다. 경찰을 머쓱하게 한 식약처의 이 같은 발표는 소비자들로부터 "그럼 먹어도 된다는 말이냐"는 원성과 함께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문제는 대형마트 등 맛가루 제품을 팔던 시장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경찰 발표와 거의 동시에 대형마트에선 맛가루 제품이 거의 자취를 감췄고, 엉겁결에 불똥을 맞은 일부 식품 제조업체는 "망하게 생겼다"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입니다. 경찰도 그렇지만 식약처 역시 이번 발표에서 해당 제품을 만들고 판매한 업체 명단을 밝히지 않은 통에 애꿎은 업체까지 덤티기를 쓰고 있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정홍원 국무총리는 16일 "위해성 기준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저질 원료를 쓴 제품을 단속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고 식약처에 지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실 이번 일과 관련해 경찰은 나쁜 것을 빨리 공개해 더 이상의 피해를 줄이고 싶은 마음에 확인 없이 성급하게 공개했을 수 있습니다. 식약처는 전수검사한 것도 아니고 이 만한 일로 모두 죄를 묻는다면 온전할 곳 하나도 없을 거란 생각에 업계 쪽 입장을 어느정도 배려 했을 수 있습니다. 사실이 그러하다는 가정 하에, 식약처와 경찰 등 식품당국은 이번 일을 계기로 좀 더 책임있는 사고를 할 수 있도록 '교훈'으로 새겨야 합니다. 그래도 억울한 마음이 풀리지 않는다면, 국민 먹거리를 가지고 '장난'쳐 세상 혼란스럽게 하는 '악질 인간들'. 놈들을 발본색원 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을 하루속히 마련하기 바랍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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