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북한강 수계 조류 이상번식 확인…"고도처리시설 확충해야"

 
수도권 일부 지역에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이유는 북한강 수계에 조류가 이상 증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9일 환경부는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 높은 기온 등으로 인해 올 11월초부터 북한강 수계에 조류(藻類)가 이상 번식했고, 이로 인해  지난 달 23일부터 7일까지 팔당 취수장을 통해 공급되는 수돗물에서 냄새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환경부는 냄새 원인 물질은 지오스민(Geosmin)으로 농도가 45~270ppt까지 높게 검출됐으며 지오스민은 남조류(藍藻類)의 일종인 아나베나(Anabeana)의 대사과정에서 발생되는데, 수돗물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그러나 "지오스민은 인체 위해성은 없으며, 100℃에서 3분 정도 끓이면 쉽게 제거되므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반드시 수돗물을 끓여 드실 것"을 당부했다.

한편 환경부 파악 결과 지난 11월 14일부터 경기도 남양주시와 앙평군 지역에서 수돗물 냄새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14일부터 12월 6일까지 북한강 수계에서 용수공급을 받는 수도권에서까지 1,586건의 수돗물 냄새민원이 발생했다.

특히 북한강 수계에 동절기에 조류가 이상 증식한 것은 예년에는 발생되지 않았던 특이한 현상으로 과거 팔당호지역의 지오스민 발생현황을 보면 여름철인 6월에서 8월 사이에 일시적으로 발생되었으나, 이번처럼 동절기에 집중적으로 발생된 것은 처음이다.

환경부는 동절기에 조류가 과다 발생된 것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로 인한 기온 상승, 강수량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11월 이상고온으로 기상관측망이 설치된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해, 11월 평균기온이 지난해 11월 대비 3.9℃ 높았으며, 최근 30년 대비 3.4℃ 높았다. 이로 인해 11월 수온도 작년에 비해 약 3.4℃ 높았고, 12월 현재까지 수온이 8℃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환경부는 "수돗물 냄새 민원을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 한국수력원자력(주) 등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11월 중순부터 북한강 수계에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조류발생에 따른 정수처리 철저 실시는 물론 11월 28일부터 북한강과 남한강 상류댐 방류량을 늘리도록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수장에서 지오스민 등 냄새물질을 원활하게 제거하기 위해서는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하나, 현재 수도권 37개 정수장 중 고도처리시설을 설치한 정수장은 2개소(영등포, 시흥)에 불과(11개 공사 중)해 냄새 제거에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최근 강우량이 늘고 기온이 낮아지고 있어, 팔당취수장에서의 지오스민 농도는 점차 낮아질 것이며 예상하고 있다"며 "실제로 지난 11월 28일부터는 냄새에 의한 민원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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