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도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수해예방대책 실효 홍보 ‘빈축’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 강원도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리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가 22일 "계속된 집중호우에도 경기 지역의 비 피해가 예년에 비해 적은 것은 수해예방대책이 실효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자료를 발표해 빈축을 사고 있다.

21일 밤부터 시작된 장맛비로 인해 현재 여주에 337mm의 기록적인 비가 내린 가운데 22일 밤부터 북한지방에서 남하하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도에 다시 집중호우가 예보된데다 아직까지 호우 피해 예방을 위한 근무체제가 해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성급하게 자화자찬을 늘어놓았기 때문이다.

22일 경기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지난 2011년 7월 중부지방에 집중된 호우로 39명의 인명피해와 3,10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하자, 2011년 이후 총 1조 6,42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해복구사업과 재해예방사업을 추진했다.

▲ 광주하수처리장을 살펴보는 김문수 지사.
특히 경안천 범람으로 빗물처리장과 하수처리장이 잠겨 큰 피해를 입은 광주시의 경우 총 1,28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재해예방사업을 시행, 재난관리기금 246억 원이 투입돼 우수관로를 정비하고 하천개수 등을 실시했다는 것.

여기에 일반예산 179억 원을 투자해 하천정비사업을 시행했고 76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선수해복구사업을 마무리 해 22일까지 내린 큰 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비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또 빗물펌프장 처리 용량 부족으로 물난리를 겪었던 동두천시의 경우 총 1,17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재해예방사업을 시행했으며, 산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던 포천시의 경우에도 총 1,38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예ㆍ경보시설을 구축하고, 하천정비 및 수해복구사업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22일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광주하수처리장을 방문해 수해복구 상황을 둘러본 후 “22일 4시간 동안 270mm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경안천과 곤지암천이 범람하지 않은 것은 경기도가 추진한 수해예방대책의 결과”라며 “집중적인 예산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수해를 비롯한 재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광주시를 비롯해 포천시와 동두천시를 둘러보며 수해복구와 재해 예방대책 등을 점검하고, 관계자들로 하여금 앞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호우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 달라고 독려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도의 자화자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서는 21일과 22일 내린 집중호우로 인해 이천지역에서 각 1명의 사망ㆍ실종자가 발생하고, 주택 42세대가 침수되는 등 18세대 23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피해지역도 이천을 비롯해 광주, 오산, 용인, 하남, 의왕 등지로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사이에 발생한 비 피해 치고는 적지 않은 재난사고가 발생한 것.

여기에 기상청은 "22일 14시 현재 호우특보가 대부분 해제돼 장맛비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22일 늦은 밤부터 다시 북한지방에서 남하하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서울과 경기도를 시작으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한 상태다.

기상청은 "장마전선은 23일과 24일 오후에 북서쪽으로부터 차고 건조한 공기를 동반한 상층기압골이 접근하면서 활성화 돼 중부지방에 다시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니,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하고 있을 정도다.

예상되는 강수량은 서울과 경기, 강원도(동해안 제외) 지역에 40~80mm로 많은 곳은 120mm 이상이다.

현재 경기도 지역은 여주337mm를 비롯해, 광주270mm, 양평233mm, 이천221mm 등의 많은 비가 내린 상태로 지반 약화로 인한 산사태, 급경사지 비탈면 붕괴, 농경지 침수 등의 사고가 상존하고 있다.

기상청이 24일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한 집중호우가 쏟아져 내린다면 언제 어디서 대형사고가 발생하지도 모르는 비상사태인 것이다.

실제 기상청은 22일부터 24일까지 3일간 경기도와 강원도를 중심으로 200mm가 넘는 비가 더 내릴지도 모른다는 예보를 이미 해 놓은 상태다.   

이번 장마를 잘 넘긴다 해도 8월부터 10월까지는 몇 개가 될 지 모르는 태풍까지 대기하고 있다.

경기도의 성급한 수해예방대책 자화자찬이 지금까지 잘 해 이루어 놓은 성과마저 한 순간에 비웃음거리로 전락시키고 있다.

김채영 기자 et4@ecotiger.co.kr
김정문 기자 et1@ecotig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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