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이 4일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했는데, 서울과 경기, 강원 일부를 포함한 중부지방엔 5일과 6일 연달아 비가 내렸습니다. 이 때문에 "기상청 예보가 틀린 것 아니냐"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지요.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힘이 세지면서 장마전선을 만주 부근까지 밀어올려 장마는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기상청은 그러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고온 다습한 공기가 남서류를 타고 유입되면서 대기가 몹시 불안정해져 국지성 소나기기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기상청의 4일 '장마 끝' 발표는 기술적으로 조금 성급한 면이 없지 않았습니다. 7월말부터 8월초까지 한반도 그것도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린 비는 대기불안정에 의해 천둥ㆍ번개를 동반한 '소낙성 비'였습니다. 물론 장마전선이 북한 쪽에 걸쳐 있다 오르락 내리락 한 탓에 비구름이 형성되는 것을 도운 측면도 있지만 온전히 '장맛비'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었지요. 게다가 기상청은 지난주에 이미 5일과 6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소낙성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를 한 상태였습니다. 장마가 한창인 기간에도 대기불안정에 의한 소낙성 비를 경험한 국민들 입장에선 지금 내리는 비가 장맛비인지 그냥 소나기인지 헷갈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란 말입니다. 기상청 과학자들 입장에선 찬 공기와 더운 공기가 만나 대기가 불안정해지면서 만들어지는 소나기구름과 장마전선은 엄밀하게 구분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때문에 오해에 의한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장마가 물러갔다"고 발표했겠지만, 며칠 더 두고 보지 않은 그 놈의 '융통성'이 매우 아쉬운 대목이었지요. 아무튼 기상청의 관측대로 북상해 한반도를 벗어난 장마전선은 이제 더이상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나기와 태풍이 문제일 뿐 이제부턴 완연한 늦여름 날씨를 보일 것이란 예측입니다. 막바지에 들어선 여름, 건강하게 보내기 바랍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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