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4대강 사업구간 전역에서 녹조 발생…“4대강 재자연화 추진해야”

4대강사업이 진행된 낙동강과 영산강에 이어 이번엔 금강에서까지 녹조가 창궐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지난 10일부터 보이기 시작하던 녹조가 13일부터 급격하게 퍼지면서 점점 확대돼 현재는 금강 4대강사업 대부분 구간에서 대규모 녹조 발생해 걱정을 키우고 있다.

대전 환경단체 모임인 '금강을지키는사람들'에 따르면 금강 4대강 사업구간의 녹조는 공주보 좌안에서 백제보 좌안까지 25km 전역, 황산대교(논산시)에서 서천 하굿둑까지 30km 전역에 걸쳐 발생했다.

아울러 강경 황산대교 우안·좌안 등 여러 곳에서 녹조를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금강 하류 웅포대교 인근은 녹조 폭이 50m나 될 정도로 큰 띠를 형성하고 있다.

▲ 금강 녹조. 사진=대전환경운동연합
상습적으로 녹조가 발생하고 있는 세종보 상류 역시 요트계류장은 물론 공주보 상류 조류제거시설선이 운영되고 있는 쌍신공원 일대까지 녹조가 덮고 있다.

이에 대해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4대강사업 보로 인해 강물이 정체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며 무더위가 계속된다면 녹조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우려했다.

'금강을지키는사람들'은 "금강의 흐름을 저해하는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수문을 즉각 개방하고 16개 대형보와 시설에 대한 평가와 철거 사업 등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앞으로 이와 같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리와 부정으로 4대강사업을 추진하고 녹조와 환경피해를 유발한 정부와 수자원공사, 건설사의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6일부터 수질예보 '관심'단계에 도달하기 시작한 영산강의 녹조는 현재 상ㆍ중ㆍ하류를 막론하고 확산일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승천보와 죽산보 인근의 녹조는 심각해 돌맹이를 던졌을 때 물방울이 튀지 않을 정도로 걸죽한 덩어리를 형성해 안타까울 지경이라는 게 현지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광주환경운동연합은 "죽산보의 4번 수문 앞쪽의 호안에는 이미 녹조들이 썩기 시작했으며, 죽산보에서 1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죽산교 아래서는 녹조들이 썩으면서 심한 악취까지 풍기고 있었다"며 현장상황을 설명했다.

▲ 영산강 녹조. 사진=광주환경운동연합
영산강의 이 같은 녹조현상은 관계당국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3일 배포한 자료를 통해 "영산강은 상류에 4개 농업용댐 축조로 하천유지용수가 부족하고, 갈수기에 광주하수처리장 방류수가 영산강 승촌보 상류 하천 유량의 약 60% 이상을 차지, 유역 농경지 등 비점오염원 과다 등 구조적 취약성 등으로 인해 녹조현상이 빈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영산강환경청은 그러면서 "대응매뉴얼에 따라 관계기관별 녹조저감대책 추진을 독려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는 이 지역 환경단체들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것이어서 안일한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과 영산강 강변 주민들은 "하류지역이 아닌 승촌보 등 중·상류에서 그것도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녹조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이는 승촌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정체되면서 덩달아 물의 자정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보의 수문을 상시 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