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당호 조류농도 31.4㎎/㎥, 아직 주의보 발령기준 미만…“녹조 원인은 보 때문”

낙동강·영산강·금강에 이어 남한강에서도 녹조가 발생했다.

4대강사업 이후 전역에서 매년 녹조가 창궐, 생태재앙 역시 매년 반복하는 꼴이 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부터 자체검증단을 구성해 4대강을 검증하고 있는 국민검증단이 "4대강 녹조의 원인은 강물의 체류시간을 늘린 16개의 보 때문"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부는 19일 '4대강 보 및 주요 상수원 호소 수질현황'을 통해 팔당호ㆍ대청호 등 주요 상수원에 조류주의보 발령기준 미만의 농도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팔당호의 총조류농도(클로로필-a 농도)는 지난 14일 측정 기준으로 31.4㎎/㎥, 남조류는 210cells/㎖로 조사됐다. 

이 밖에 강천보와 여주보와 이포보 인근에서도 10㎎/㎥이하의 녹조가 관찰되고 있으며, 특히 대청호의 유해 남조류 세포수는 214세포/mL~2,062세포/mL 수준으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환경부는 이 같은 남한강 녹조에 대해 "현행 규정상 조류주의보는  2회 연속 측정 결과 클로로필-a 농도 15mg/㎥, 유해 남조류 500세포/mL를 동시에 초과해야 발령되는데 아직은 이에 미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강들의 전례를 비춰 볼 때 지금처럼 무더위가 계속될 경우 '조류주의보' 발령은 시간 문제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녹조현상이 발생한 금강만 하더라도 지난 10일께부터 처음 관찰되기 시작한 녹조가 13일부터 급격하게 퍼지면서 현재는 공주보 좌안에서 백제보 좌안까지 25km 전역, 논산시 황산대교에서 서천 하굿둑까지 30km전역으로 확산된 상태다.

이렇듯 녹조현상이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넘어 남한강에서까지 창궐하자 한강을 식수원으로 하는 수도권 시민들의 불안감도 함께 커지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일부터 낙동강 함안보-합천보, 달성보-구미보, 상주보-영주댐, 한강 이포보 주변 등 4대강 구간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던 4대강사업 국민검증단과 민주당 4대강사업 진상조사위원회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 설치로 인한 강물의 체류시간 증가가 녹조 현상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에 따르면 수온, 일사량, 인 농도, 체류시간 등 네 가지 요인이 녹조 현상에 영향을 미치는 데 4대강 사업으로 체류 시간은 크게 증가한 반면 인 농도 감소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낙동강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보를 6개나 건설함으로써 낙동강 본류 전 구간에서 녹조 현상이 발생하도록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강우로 인한 유량 증가가 없을 경우 9월 말까지 녹조 현상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4대강국민검증단은 이 날 과거에도 낙동강 유역에서 녹조가 발생했으며 남부 지방 폭염으로 녹조 현상이 악화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5~6년 전 녹조가 낙동강 중상류에 필 때도 있었지만 유속이 느린 곳에서만 작은 녹조가 있었을 뿐"이라며 "지금은 길이가 10km 이상 되고 폭이 300미터나 되는 거대한 물덩어리 전체가 초록색으로 물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또 "정부는 보 설치로 홍수피해가 감소했다고 하지만, 보는 홍수 조절이 가능한 구조물이 아니라 홍수 위험을 증가시키는 구조물"이라며 "안전성 검토도 제대로 하지 않아 보 안정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홍수피해조차 막을 수 없는 게 4대가 사업"이라고 총체적 부실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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