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지난 22일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연봉 1억원 이상 받은 근로자가 27만9,642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전년의 19만6,500명에 비해 무려 43.2% 급증한 것이라는데, 이는 전체 월급쟁이 1천517만6,800명 중 1.8%, 500명 중 9명이 고액연봉자라는 친절한 해설까지 덧붙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1.8%에 속하지 않는 98.2%의 대다수 월급쟁이들에겐 참으로 맥 빠지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나만 제자리 걸음을 했나 싶어 자괴감이 든 사람도 있겠지요. 해서 몇 가지 자료를 들여다 봤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중소기업현황(2009년 기준)을 보면 우리나라엔 총 306만6천개의 중소기업이 있습니다.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1,175만명. 반면 종업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은 3천개가 있고 근로자수는 약 160만여 명입니다. 대기업의 차ㆍ부장급과 임원, CEO를 10%만 잡아도 16만 여 명. 이들이 억대 연봉자인 건 삼척동자도 다 알 일입니다. 여기에 ‘중소기업현황’에서 빠진 자영업자, 펀드메니저, 벤처창업자 등등도 고액 연봉자가 많습니다. 게다가 한국은행, 한국전력을 비롯한 공공기관ㆍ공기업 임직원들도 잘 알려진 고액연봉자군입니다. 이렇게 뜯어보니 1억 이상 연봉을 받은 사람들은 지지난해의, 원래 그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 같은 평범한 근로자가 억대 연봉자로 ‘등극’한 일은 거의 없다는 얘깁니다. '통계는 거짓말'이란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지요. 허탈감 내지 열등감에 빠졌던 모든 월급쟁이분들, 힘 내세요.  ET 1호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