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 72일째를 맞고 있지만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27일엔 전남 나주의 한 오리농가에서 발생한 AI가 또 고병원성(H5N8)으로 확진돼 현재 반경 3㎞이내에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예방적 살처분이 진행 중입니다. 지난 1월 16일 전북 고창에서 시작된 AI로 인해 지금까지 전남, 충남, 충북 등 7개 시도 465농가에서 1천171만8천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습니다. 현재까지의 살처분 규모 만으로도 지난 2008년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1천20만4천마리(1천500농가)를 크게 앞질렀습니다. 문제는 이번 AI의 확산 기세가 도무지 꺾이지 않고 있어 이번 주말 유의미한 수습책을 찾지 못할 경우 과거 사례를 볼때 100일이 넘는 장기전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과거 AI 발생 상황을 보면 2008년을 제외하고는 2003~2004년, 2006~2007년, 2010~2011년 모두 100일을 넘겼습니다. 이 중 2010~2011년 당시에는 2010년 12월 29일부터 2011년 5월 16일까지 무려 139일간 지속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도 AI가 100일 넘는 장기전이 된다면 농가피해와 보상액 규모는 그만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이쯤 되니 AI가 이제 한반도에 고착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차례의 AI에 겁을 먹은 사육농가 특히 영세 농가는 닭ㆍ오리 사육 자체를 포기하는 일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결국 닭ㆍ오리 등 가금류는 대형 유통업체와 계약해 위탁사육을 하거나 자본을 많이 들여 공장형 축산을 하는 '업체'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닭ㆍ오리 업체가 공급량을 맞추지 못할 경우 수입산이 우리 식탁에 비집고 들어올 것은 불문가지입니다. 이번 AI사태가 '반생명적 무리'들의 불온한 의도가 개입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ET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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