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해 구로구와 중랑구에 조성한 '보행자우선도로'를 연말까지 시내 1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서울시는 보·차도 구분이 없는 좁은 이면도로를 보행자 안전과 편의를 우선으로 조성하는 ‘보행자우선도로’를 확대하기로 하고 오는 12월까지 중구 동호로, 종로구 북촌로, 강동구 고덕로 등 8곳에 조성한다고  6일 밝혔다.

‘보행자우선도로’는 폭이 10m 내외로 좁아 보도와 차도 구분이 없는 도로에서 보행자 안전을 위한 교통시설물을 설치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서울 시내 도로 중 폭 12m 미만의 이면도로 비율이 77% 이상으로 매우 높은데다 작년 시내 교통사고 사망자 378명 중 57%(215명)가 보행 중 사고이고, 이 중 53%(114명)가 이면도로에서 일어난 사고에 의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서울시는 보행자우선도로 조성을 통해 이면도로 보행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보행자우선도로에는 차량 과속을 막기 위한 다양한 기법이 적용된다.

바닥 재질을 보도블록으로 바꾸거나 굴곡도로, 벤치 설치, 무늬포장, 속도제한 등 운전자가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고 보행자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게끔 도로 환경을 개선하게 된다.

올해 조성되는 보행자우선도로는 종로·노원·은평·구로·금천·서초·강동·중구 각 1개소 씩 총 8개소로 시는 △주거 △상업 △학교주변 지역 등 3개 유형으로 나눠 각각의 특성에 맞게 조성하기로 했다.

▲ 중구 동호로11길 '보행자우선도로'로 시행 후 개선 예시도.
서울시는 자치구 공모를 통해 들어온 후보지 42개소 중 관계기관과 전문가가 참여한 현장점검을 통해 보행안전 확보가 시급하고 주민 참여의지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8개소를 선정했다.

먼저 ‘주거지역’은 구로·금천·은평·중구 등 4개소로 이들 지역은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생활권 도로로 주차여건이 열악해 상시적으로 불법 주정차가 일어나는데다 평소 생활 이동이 많은 특징을 고려해 주민 안전을 위해 보행환경 개선이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선정했다.

길마공원을 가운데 두고 다가구 주택가가 집중돼 있는 은평구 연서로21길은 보행로를 차지하고 있는 거주자우선주차구역을 제거하고 불법 주정차를 없애 충분한 보행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금천구 금하로23길은 도로폭이 10m로 이면도로 치고는 비교적 넓지만 마을버스가 다니는 만큼 보행자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지장물을 제거해 주민들이 내 집 앞 도로를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

서초·노원·종로구 3개소에는 ‘상업지역’ 보행자우선도로가 조성된다. 이들 지역은 도로를 중심으로 음식점, 백화점, 커피전문점 등이 들어서 있는 상업단지로 평소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 이동하는 보행자가 꾸준히 많은 곳이다.

특히 종로 북촌로5가길은 경복궁, 삼청·인사동 등 주요 관광상업지구가 형성돼 있어 주말 첨두시 시간당 3천 명 이상이 오가는 보행밀집지역인 만큼 차량이 속도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기법을 적용하고,

노원구 대표적인 상업지역인 노원구 상계로3길은 3D페인팅 등을 활용, 젊은 연령대의 보행자가 많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색다른 보행로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학교주변 지역’으로 선정된 강동구 고덕로38길은 명일초등학교 앞 이면도로로 등하교 시간대에 어린이들이 주행하거나 불법 주차된 차량에 안전을 위협받고 있어 도로를 지나는 차량이 속도를 낮출 수 있게끔 굴곡도로, 보도블록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번 보행자 우선도로 8개소에 대한 주민협의체 운영을 통해 사업 개선안 수립시 주민의견이 충분히 담긴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각 사업구역별로 관련전문가를 책임 자문위원으로 선정해 계획 단계부터 개선안 수립, 공사, 사후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도록 해 사업의 실효성을 높여갈 예정이다.

아울러 서울시는 지난 2년 간 추진해 온 보행친화도시 추진현황을 짚어보고 개선방안을 분석하여 향후 사업 추진의 밑거름으로 삼기 위해 8일 ‘2014 보행도시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은 지난해 보행자우선도로와 아마존(아이들이 마음 놓고 다닐 수 있는 구역)에 대한 사후 모니터링 등을 진행한 건축도시공간연구소와 시, 공동으로 8일 14시 서울역사박물관 강당에서 열린다.

이 날 포럼에서는 보행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과제, 아마존 시범사업 효과, 보행자 관련 법제 현황 및 개선안 등에 대한 발제가 이뤄지고 보행 관련 전문가·관계 공무원·연구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80분 가량의 전체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보행자우선도로로 조성된 구로구 개봉로3길과 중랑구 면목로48길을 2개월 간 운영한 결과, 이면도로를 통과하는 차량 중 속도 위반 및 불법 주정차 차량은 줄고 보행자 만족도는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로구 개봉로의 경우, 보행자우선도로 조성 전과 비교해 통행속도 위반 차량이 약 53%(100대→47대) 줄어든 반면 보행량은 4%(2,597인→2,699인) 늘었으며 보행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128%(33.0점→75.1점)로 대폭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김경호 도시교통본부장은 “올해 8곳의 추가사업을 통해 서울의 다양한 도로 여건에 맞는 개선방안을 주민, 전문가와 함께 마련해서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권 보행환경개선 사업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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