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베어드쇼 지음, 아주좋은날 펴냄

『세상을 바꾼 식물 이야기 100』은 나폴레옹부터 에디슨까지, 로마의 아폴로 신전부터 아마존 강까지, 동방박사부터 식인종까지 인류 역사상 지구 곳곳에서 벌어졌던 인간의 삶과 갖가지 식물에 얽힌 놀라운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세계사와 정치사, 경제사뿐 아니라 음식, 종교, 문화예술, 과학 등 일상생활과 맞물리며 폭넓은 인문학적 지식까지 쌓을 수 있다는 미덕이 있다.

 
그렇다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약 40만 종의 식물 가운데, 오늘날 우리가 그 가치를 알고 이용하고 있는 식물은 과연 얼마나 될까?

에든버러 왕립식물원과 함께 일하며 인기 TV 프로그램의 진행자이면서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정원 전문가인 저자는 세계적으로 널리 이용되어 우리 실생활에서 익숙하거나,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실생활과 관련 있는 100가지 식물들에 얽힌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 책에 따르면 식물은 때로 전쟁, 혁명, 학살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고, 종교적인 의식과 연애담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도 했다.

이 책에서는 또 황당무계하면서도 믿기지 않는 이야기도 풀어내지만, 평소 하찮게 생각했던 식물이 실제로는 엄청난 위력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도 소개하고 있다.

가령, 식물과 해충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화학전은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각자의 생존을 두고 벌이는 긴박한 전쟁이다.

비트가 로마의 매춘굴에서는 최음제로 사용되었다거나, 서양호랑가시나무 아래서 술을 마시면 취하지 않는다거나, 로마의 황제가 신하들의 충성도를 시험하기 위해 수면제 효과가 있는 상추를 먹였다는 이야기는 호기심과 흥미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이 책은 반 고흐의 작품이 노란색 톤을 띠게 된 이유는 디기탈리스라는 식물의 부작용에서 비롯되었을지 모른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 우리가 즐겨 마시는 비타민 음료는 세계대전 중에 영국 정부의 주도로 만들어졌다는 탄생 비화도 소개한다. 
 
한편 이 책 각각의 페이지마다 함께하는 100가지 식물 일러스트는 눈을 호강시켜준다는 표현으로도 부족할 만큼 섬세하고 감동적이다.

저자의 방대하고도 심도 있는 지식과 어우러진 세계사의 뒷이야기를 읽노라면 ‘한 권의 세계 백과사전’을 읽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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