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새벽 괌 서남서쪽 약 1,100km 먼 해상에서 발생한 제10호 태풍 '마트모(MATMO)'의 진로가 심상치 않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마트모는 현재 필리핀 동남동쪽 약 990km 부근 해상에서 북상하고 있다.

마트모는 발생 당시 중심기압 1002hPa, 최대풍속 17m/s의 약한 소형 태풍이었지만 현재는 중심기압 975hPa, 최대풍속 34m/s, 강풍반경 300km의 강한 중형 태풍으로 발달한 상태다.

문제는 마트모의 진로다.

▲ 제10호 태풍 '마트모(MATMO)' 진로 예상도. 자료=기상청
기상청은 마트모가 오는 23일(수요일) 쯤 대만 타이베이 남남동쪽 약 210km 부근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23일 밤 대만 북부를 통과해 24일 오전 중 중국 남동부 푸저우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기상청은 마트모가 중국 육지에 상륙하기 전 중심기압 990hPa, 최대풍속 24m/s, 강풍반경 300km의 약한 소형 태풍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상태다.

그런데 우려되는 것은 마트모의 진로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제7호 태풍 '솔릭(SOULIK)'과 2008년 7월 발생한 역시 7호 태풍 '갈매기(KALMAEGI)'와 매우 흡사한 경로를 보인다는 것이다. 

▲ 2013년 7월 발생한 태풍 '솔릭(좌, SOULIK)'과 2008년 7월 발생한 7호 태풍 '갈매기(우, KALMAEGI)'.
솔릭(SOULIK)은 지난해 7월 13일 대만 북부지역을 관통해 빠져나온 이후 대만과 중국사이 해협 쪽에 태풍의 눈을 드러내며 중국 남동부해안 푸저우쪽으로 상륙했다.

이후 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15일 중국 상하이 서북서쪽 약 460km 부근 육상에서 열대성저기압(TD)으로 변질된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발생한 갈매기는 당시 대만 북부와 중국 남동부 해안을 거쳐 19일 새벽 중국 육지에 상륙한 후 중국 상하이 남남서쪽 약 300km 육상에서 방향을 북북서쪽으로 꺾었다.

갈매기는 결국 21일 한반도 서해안에 상륙, 중북부를 관통했다.

다행히 갈매기는 중국 내륙을 지나 상하이 앞바다로 빠져 나오며 세력이 급격히 약화돼 약한 소형 규모였지만, 한반도 중북부로 이동하는 저기압을 따라 태풍의 중심이 이동하면서 집중호우가 발생, 많은 피해를 입혔다.

이와 관련해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태풍의 이동경로를 고려했을 땐 국내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4일, 5일 후 태풍 위치가 유동적일 수 있으니 이후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풍 '마트모(MATMO)'는 미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폭우'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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