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와 환경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생명의 강 연구단'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보고대회를 통해 4대강 사업의 16개 보 가운데 12개에서 누수와 함께 역행침식, 재퇴적, 물고기 떼죽음, 농경지 침수, 수해 등 각종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이로 인해 상당수의 보가 두 동강이 날 수 있다고 날선 경고를 했다. 

생명의 강 연구단에 따르면 지난 달 20일부터 1월 5일까지 4대강 16개 보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16개 보 중 국토부가 인정한 9개 보 이외에도 이포보, 백제보, 승촌보 등 3개 보에서도 심각한 균열 및 누수현상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남한강의 경우 이포보에서 부실시공으로 문화광장과 제방이 붕괴했고 고정보에서 균열이 확인됐다. 지난 4일 언론 보도후 국토부가 균열이 아니라 '얼음띠'라며 제거작업을 벌였다고 밝혔지만 조사단의 조사 결과 여전히 균열이 존재했다.

이에 대해 박창근 관동대 교수는 "국토해양부는 균열이 발생한 지점의 정확한 위치조차 알지 못했고 엉뚱한 곳에 작업을 하면서 연구단이 얼음띠를 균열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해명하는 어이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금강에서는 백제보에서 누수 현상이 발견됐고, 영산강에서도 승촌보에서 차수 공사 이후에도 누수가 발생했다.

낙동강의 8개 보 중에는 상주보의 누수가 가장 심해 지난 12월 말부터 보강공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를 막지 못해 현재도 누수 차수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밖에 낙단보, 구미보, 칠곡보,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에서도 크고 작은 부실공사의 흔적이 발견됐다.

▲ 보로 가두어 놓은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
보의 안전성 역시 붕괴까지 우려될 정도로 심각했다.

박 교수는 "4대강에 설치되는 대부분의 보 본체가 암반위에 건설되지 않았으며 물이 보 본체 아래 부분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차수벽을 설치했지만 대부분의 보에서 물받이공이 유실됐거나 유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누수 차단 공사는 보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물받이공 유실로 보 아래부분 모래가 모두 유실될 경우 보 본체가 두동강이 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경고했다.

농민들의 피해도 심각했다. 합천보와 함안보 인근 농경지는 무리한 공사로 인해 홍수 때 침수피해 예상 면적이 400만평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남한강 이포보 상류지역 대신면 양촌리에서는 양식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연구단은 남한강 준설공사에 따라 지하수위가 낮아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했지만 정부는 4대강사업과 무관하다며 보상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구단은 "4대강 사업은 결코 녹생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없는 졸속으로 진행된 실패한 국책사업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며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거짓말로 진실을 감추지 말고 4대강 관련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토론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해야 더 큰 재앙을 예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단은 이번 4차 전수조사에 이어 오는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제5차 조사를 진행한 뒤 3월말에 다시 보고대회를 여는등 지속적인 현장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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