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고위급회의가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내년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인 각국의 2020년 이후(신기후체제) 온실가스 감축 기여 계획이 예상보다 빨리 발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폴란드 바르샤바 총회에서 각국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신기후체제 온실가스 감축 등의 기여(INDC) 방안을 가능한 내년 3월까지 제출하도록 요청한 권고사항을 주요 선진국이 받아들이고 있어서다.

실제로 유럽연합(EU)과 미국은 이미 내년 1분기까지 신기후체제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을 발표한다고 피력한 상태고, 개도국인 중국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제출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알렸다.

여기에 스위스와 노르웨이는 내년 1/4분기에  INDC를 발표하고, 호주는 2015년 중반에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선진 각국이 정하는 기여 발표 시기를 당초보다 땡겨 발표하고 있는 중이다.

▲ 제2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고위급회의가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윤성규 환경부장관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는 내년 파리 총회에서 2021년부터 선진-개도국에 모두 적용할 새로운 기후체제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며, 기후변화 대응을 더는 늦춰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기류는 세계 양대 경제대국이면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정상회담에서 공동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와 공약을 발표하며 감지됐다.

미국은 202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28% 줄이기로 했다. 중국은 늦어도 2030년까지 배출 정점을 찍은 후 이후부터는 배출량을 더 늘리지 않기로 했고 2030년까지 비화석 연료의 사용을 전체 에너지 믹스 중 20%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온실가스 저감 등 기후변화 대응을 주도하고 있는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최소 40%까지 줄이기로 합의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온 발표다.

여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개회식에서 "내년 협약(신기후체제)을 위한 균형 있는 초안을 리마에서 마련하기 위해서는 내년 1분기까지 각국이 자체적으로 결정한 기여(INDC)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도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선진 각국의 이 같은 움직임에 따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사국총회에서는 올해 결정문에 '각국이 정하는 기여' 발표 시기를 명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윤성규 환경부장관은 지난 10일 기조연설을 통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재확인하고, "내년 배출권거래제를 시행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2020년 이후 기여내용(INDC)을 바르샤바에서 합의된 시한에 맞게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리나라가 기여내용을 제출키로 한 시기는 내년 9월. 

그러나 세계 각국이 앞다퉈 기여내용을 발표하고 있는데다 조기 제출 요구도 빗발치고 있어 당초 발표 시기보다 앞당겨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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