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토청, 펄스형 방류로 낙동강 물 흘려보내…“실효성 없는 퍼포먼스용 대책”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이 16일 오전 고령군과 달성군을 잇는 강정고령보의 물을 펄스(Pulse)형 방류라고 불리는 방법을 통해 일시적으로 수문을 개방했다.

이는 한꺼번에 물을 방류해 낙동강의 조류 성장을 억제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낙동강엔 지난 8일 상류에서 녹조 띠가 처음 발견된 이후 16일 현재 중류이자 달성보 상류 2킬로미터 지점인 고령교까지 전역이 녹조로 완전히 뒤덮인 상태다.

부산국토청은 강정고령보 수문 개방에 맞춰 하류에 있는 달성보와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4개보의 수문도 오후 4시까지 함께 열어 가둬두었던 물을 방류했다.

그렇다면 녹조 제거에 효과가 있었을까?

"일시적인 방법에 지나지 않을 뿐, 다시 수문만 닫으면 즉시 녹조 현상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 달성보 상류 1.5킬로 부근 성산배수장 입구 낙동강이 녹조띠로 완전히 뒤덮혔다. 사진=대구환경운동연합
이른바 ‘펄스형 방류’는 수문을 완전히 여는 것이 아니라, 일정량의 수량만 흘려보내겠다는 것으로, 부산국토청은 이번엔 녹조현상이 심한 표층의 물만 하류로 흘려보냈다. 그것도 고작 하루 500만㎥이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금 낙동강은 이미 이른바 녹조라떼 배양소가 돼 있는 상황에서 아무리 표층의 물을 하류로 흘려보낸다 하더라도 다시 수문만 닫으면 즉시 녹조 현상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실효성 없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실제로 16일 당일 현장에서 확인한 바, 강물을 방류하고 있는 동안과 그 이후 해당 구간의 녹조 현상은 완화는커녕 더 심해지는 듯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방류 상황을 현장에서 지켜본 지역주민들 역시 "물을 일시적으로 내려보내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 아니냐?"며 "강정고령보 하류지역의 녹조가 일시적으로 해소된다 하더라도 상류지역은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와 지역주민들은 녹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강물이 본래되로 그냥 흘러야 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정부 당국도 수문을 개방했다는 퍼포먼스용 대책과 같은 실효성도 없는 펄스형 방류나 벌일 것이 아니라, 진솔한 자세로 녹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수문을 완전히 그리고 상시적으로 개방하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부산국토청은 이번 수문개방을 통해 여름철 녹조 상습 발생지역인 낙동강 성주대교, 삼대배수문, 도동서원, 우곡교, 합천창녕보 직상류 일대 생태계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국토청은 아울러 6∼9월 강정고령보 등 4개 보 유역에 5일 이상 비가 내리지 않고 남조류가 조류경보 관심단계(1천cell/㎖ 이상) 수준으로 발생하거나, 성층현상이 일어날 때 1주일 간격으로 펄스형 보 운영을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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