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숲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엔 지난 4월 초, 노란색 꽃이 피는 ‘피나물’, ‘동의나물’이 만발한 후 5월부터는 ‘벌깨덩굴’, ‘으름덩굴’, ‘앵초’, ‘앉은부채’ 등 보라색 꽃이 앞 다투어 피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 근교에서 숲 속 야생화를 보고 싶다면 국립수목원을 방문하는 게 좋을 듯 싶다.

보라색 꽃의 대표주자인 ‘벌깨덩굴’은 입술 모양의 꽃이 4~8송이가 층을 이루며 피어 마치 바람에 날리듯 한쪽 방향을 향해 핀다. 이 식물은 꽃이 필 때는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지만, 씨가 맺히면 덩굴성으로 변한다.

또 다른 덩굴성 식물인 ‘으름덩굴’은 다른 나무의 줄기를 감고 올라가는데 작은 잎 5개가 모여 달려 마치 손바닥 모양을 하고 있다. 작은 자주색의 꽃이 아래쪽을 향해 달려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 국립수목원에 핀 다양한 야생화들.
잎의 주름과 모양이 독특한 ‘앵초’는 잎 사이에서 하나의 꽃대가 올라와 그 끝에 몇 개의 꽃이 핀다. 앵초는 원예품종이 많아 화훼농가에서 흰색, 연분홍색, 진분홍색 꽃의 다양한 앵초를 쉽게 구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에는 보라색의 자생 앵초가 만발하고 있다.

넓은 잎이 특징적인 ‘앉은부채’는 뿌리에 독이 있는 식물로 이른 봄에 어두운 보랏빛 꽃이 먼저 핀다. 땅 위로는 줄기가 거의 자라지 않아 잎과 꽃이 땅에 붙어있는 모습이다. 발 아래 낙엽 사이를 자세히 관찰해야 만날 수 있다.

한편 국립수목원에 가면 우거진 숲을 탐사하듯 관람할 수 있는 숲생태관찰로도 만날 수 있다.

‘숲생태관찰로’는 울창한 숲 속을 훼손 없이 관찰할 수 있도록 설치한 나무 데크 길로, 1999년에 만들어졌다.

주로 토양이 윤택하고 습한 곳에 답압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숲을 효율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친환경적인 나무 데크 길을 설치한 것인데, 약 800m거리의 좁은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걷다보면 2010년 태풍 곤파스에 의해 뿌리째 쓰러진 전나무의 모습도 관찰할 수 있다.

국립수목원 이유미 원장은 “국립수목원은 우리나라의 자생식물을 현지 내외로 보존하여 식물 자원을 ‘살아있는 채’로 확보하고 있는 곳”이라며 “국내에서 단위면적당 생물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진 광릉숲의 국립수목원에 많은 분들이 오셔서 자연의 신비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립수목원은 방문예약제로 운영되며, 국립수목원 누리집(www.kna.go.kr) 또는 국립수목원 모바일 예약시스템(reservenew.kna.go.kr)을 통해 스마트폰에서 쉽게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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