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7일, 서울광장에 성탄 트리가 설치됐다. 많은 시민들이 트리와 사진을 남기는 등 성탄 기분을 한껏 느끼고 있다. 그런데 이 트리에는 다른 트리와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고.

바로 햇빛과 시민들이 만들어준 전기로 불을 밝히는 친환경 성탄 트리라는 점이다.

이 성탄 트리에는 에너지 신산업 기술도 적용되었는데, 낮 동안 트리 옆에 설치된 3대의 태양광발전기가 생산한 직류(DC) 전기를 모아두었다가 어두워지면 교류(AC) 전기로 바꿔서 조명을 켜는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돼 있다.

4대의 자전거발전기를 이용해 내 몸으로 생산한 전기로 하트 모양 조형물을 직접 밝혀보는 재미에 더해 에너지 기술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어 체험교육용으로 손색없는 이 성탄 트리는 서울광장을 찾는 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성탄 트리는 CTS기독교TV 등 기독교계가 설치한 대형 트리가 에너지 절약과 생산, 나눔의 상징물이 되도록 하자는 서울시의 제안에 따라 다양한 요소들이 더해져 완성된 것이다.

지난 11월27일 열린 점등식 행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등 참석 내빈 20여 명이 자전거발전기를 함께 돌려 생산한 전력으로 트리를 점등하는 이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1000여개의 LED 전구가 달려 있는 대형 트리는 시간당 5kWh의 전력을 소비하는데, 에너지절약을 위해 점등시간을 지난해 8시간(17:00~01:00)에서 올해는 7시간(17:00~24:00)으로 한 시간 단축했고 타이머를 이용해 소등시각을 정확히 맞추도록 했다.

트리 아래 하트모양 LED 포토존의 전구 500개는 자전거 발전기를 돌리면 불이 들어오도록 설계돼 있어 트리 점등기간 중 시민 누구나 직접 전기를 생산해 조형물에 불을 밝히는 흥미로운 체험을 할 수 있다.

▲ 서울시의 인간동력으로 불 밝히는 ‘그린 크리스마스트리’.
미니태양광발전기 3대는 시간당 780W(260W×3대)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낮 동안 생산한 전기는 에너지저장장치(ESS)에 모았다가 어두워지면 700여 개 다양한 꽃 모양 LED 전구에 불을 밝힌다. 

트리 하단에는 에너지 절약과 나눔을 실천하자는 메시지와 함께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 홍보 문구도 새겨넣었다.

성탄절과 연말연시 분위기 연출을 위한 장식용 조명 점등이 시작되고 한파로 인한 전기난방이 급증하면서 겨울철 전력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거리를 밝게 수놓은 조명과 성탄 트리, 주고받는 선물 등 화려한 연말풍경 뒤로는 전력 사용량과 포장지 등 쓰레기 배출량이 증가하는 이면도 있다.

이에 서울시는 에너지와 자원을 적게 사용하고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연말연시를 보내자는 의미로 ‘그린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서울광장의 성탄 트리에도 에너지 절약(점등시간 단축, 고효율 LED전구 사용), 생산(태양광과 자전거발전기), 나눔의 의미를 담은 것이다.

또한 서울시는 ‘그린 크리스마스 5가지 실천방법’을 알리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5가지 실천방법은 △트리 장식은 LED로, 점등시간 줄이기 △온(溫)맵시로 체온 올리고 건강한 겨울 보내기 △선물 과대 포장은 줄이기 △불필요한 조명 끄기(서울시의 ‘행복한 불끄기의 날’ 동참하기, 매월 22일 저녁8시 1시간 소등하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기부하기 등이다.

특히 겨울에 더 춥게 지낼 수밖에 없어 고통 받는 ‘에너지빈곤층’을 돕기 위한 에너지복지 사업이 시급한 시기임을 알리고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www.seoulenergyfund.or.kr)’에 대해서도 안내하고 있다.

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조성된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은 취약계층 대상 주택에너지효율화, 태양광 발전소 설치, 냉난방용품 지원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다.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에는 재능기부, 에너지절약을 통해 받은 포인트(에코마일리지 인센티브) 기부도 가능하다.

서울시 정희정 에너지시민협력과장은 “에너지와 자원을 낭비하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기 쉬운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아 그린 크리스마스 캠페인을 준비했다”며 “에너지와 자원도 아끼고 나눔을 통해 이웃 사랑도 실천하자는 캠페인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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