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현상은 남아메리카 대륙 서쪽 해안으로부터 중앙 태평양에 이르는 동태평양 적도 지역의 넓은 범위에서 해수면 온도가 몇 년 마다 한 번씩 유난히 따뜻해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El Nino)’란 스페인어로 ‘남자아이’를 뜻하고, 원래는 19세기에 페루 북부의 어부들이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적도 부근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따뜻한 바닷물을 지칭하던 명칭이었다.

반면 ‘라니냐(La Nina)’는 스페인어로 ‘여자아이’라는 뜻으로 태평양 중부 및 동부의 적도지역 해류수온이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말한다.

엘니뇨의 직접적인 원인은 적도 해역에서 무역풍(trade winds)의 약화에 따른 고온수의 이동 때문으로 보고 있다.

▲ 최근(2017.9.3.~9.30.) 해수면온도 편차 분포 ※ 자료: 미국국립해양기상청 OISSTv2, 평년: 1981∼2010년.
기상학자들에 따르면 기압변화와 약해진 무역풍은 따뜻한 표층수를 태평양 서부에서 적도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시켜 동쪽 지역에서는 따뜻한 표층수가 더 두꺼워진다.

정상적인 조건에서는 남아메리카에서 북쪽으로 바람이 불면 얕고 따뜻한 표층수 아래에서 영양염이 풍부한 용승류(湧昇流)가 솟아오른다.

이 영양염(주로 인산염과 질산염)은 물고기의 먹이인 광합성을 하는 플랑크톤에 풍부한 식량을 제공한다.

그러나 엘니뇨 현상 동안에는 두꺼워진 표층수가 연안풍에 의한 용승류를 억제시키고, 이에 따라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한 표층수는 영양염이 부족해져 연안 생태계가 평소처럼 풍부한 생산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되면 물고기들이 엘니뇨 현상의 영향을 덜 받는 곳으로 먹이를 찾아 이동하기 때문에 인근 지역 나라들의 어획고가 일시적으로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

이 처럼 엘니뇨 현상으로 적도 부근의 태평양 바닷물이 따뜻해지면 대기에도 대규모적인 이상현상이 유발된다.

에콰도르나 페루 북부지방에서는 강우량이 몇 배로 늘어나 연안성 홍수를 일으키고, 토양을 침식시켜 운송과 농업에 큰 어려움을 준다.

강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 인도네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 및 남아메리카 북동부에는 가뭄이 수반되고, 열대에는 열대 폭풍우의 형태가 바뀐다.

좀더 강한 엘니뇨 현상이 일어나면 대기의 '원거리 연관' 작용이 광범위하게 일어나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고위도 지역에는 이례적으로 추운 겨울 날씨가 유발된다.

▲ 라니냐 해 겨울철 전반기간 영향 모식도. c는 저기압성 흐름.
라니냐가 발생하는 동안에는 무역풍의 세기가 강해지면서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더 강한 저기압을 보이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의 강수량이 증가해 홍수가 일어나는 반면, 더 강한 고기압을 보이는 페루 등의 남아메리카에는 가뭄이, 북아메리카 지역에는 강추위가 찾아올 수 있다.

라니냐는 1950년 이래 총 13번 발생했으며,  2007~2008년 겨울에 캐나다 동부에 기록적인 폭설 피해가 발생했고, 2008년 3월에는 동남아시아의 해수면 온도가 2도 낮아짐과 동시에 대륙 전역에 홍수가 발생했다.

▲ 3개월 이동평균된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5°S-5°N, 170°W-120°W)의 해수면온도 편차 시계열.
한편 역대 가장 강한 엘니뇨현상은 '1997/1998년 엘니뇨'로 1997년 4월부터 시작해 1998년 4월까지 지속됐다.

이 같은 초강력 엘니뇨로 1997년 가을부터 1998년 여름까지 알래스카, 캐나다, 북미지역, 남미 서부연안에서는 고온현상이 나타났으며, 남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동부 연안, 지중해 부근의 유럽, 호주 동부, 동남아시아 일부, 일본 남부지역에서도 평년보다 높은 기온 편차를 보였다.

강수량의 경우 북유럽, 시베리아 지역, 동아시아, 티베트 서부, 미국 서부 및 동부 연안, 호주 북부에서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을 보였으며, 캄차카반도, 인도 동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서부 연안과 남부지역, 알래스카, 캐나다 동부에서는 평년보다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1997/1998년 엘니뇨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겨울철(1997년12월~1998년2월)에 이상고온, 1998년 여름철에 호우 및 이상저온 현상으로, 많은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엘니뇨 감시구역(열대태평양 Nino 3.4 지역: 5°S~5°N, 170°W~120°W)에서 5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온도의 편차가 0.4℃ 이상(-0.4℃ 이하) 나타나는 달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 발달의 시작으로 보고 있다.

라니냐 감시구역(열대 태평양 Nino3.4 지역 : 5°S∼5°N, 170°W∼120°W) 에서 3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온도 편차가 –0.5℃ 이하로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라니냐의 시작으로 본다(2016.12.23.부터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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