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국외 기여율 57%로 출발해 점차↓…국내 비중 커지면서 ‘최고 농도’

지난 1월 15일부터 18일까지 수도권에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PM2.5) 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57%로 출발한 국외 기여율이 대기 정체 등의 이유로 38%까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 집중측정소 관측자료를 활용한 미세먼지(PM2.5) 국내 기여도는 15일 43%, 16~18일 약 55~62% 수준으로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시점 등에 대한 예보모델 개발, 예보방법 개선 등을 통한 정확한 예·경보가 이루어진다면 시민들의 피해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돼 주목을 받고 있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 처음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1월 15일부터 1월 18일까지 수도권 미세먼지 고농도 발생 원인을 분석해 한국대기환경학회 등 전문가들의 검토를 거쳐 7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수도권 일대 미세먼지 측정소의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외 기여도는 15일 57%, 16일 45%, 17~18일 38%로 점차 낮아졌다.

▲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증가 및 대기환경조건(습도, 풍속).
대기질 모델링을 활용해 검증한 결과에서도 관측자료 분석과 비슷하게 16일부터 국외 기여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5일 오후 국외 미세먼지가 유입된 이후, 16일부터 18일까지 대기정체와 높은 습도의 조건에서 국내 미세먼지 원인물질의 배출로 ’미세먼지 2차생성‘이 활발해졌고, 18일 오후부터 불었던 북서풍으로 해소될 때까지 미세먼지 고농도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미세먼지 2차생성'은 공장 굴뚝 등에서 직접 배출되지 않고 대기 중의 황산화물(SOx)와 질소산화물(NOx) 등이 물리·화학 반응을 거쳐 미세먼지(황산염(SO42-), 질산염(NO3-))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국내에서 배출(자동차, 발전소 등)된 질소산화물이 대기정체로 지면 부근에 축적되고, '2차생성 미세먼지'인 질산염으로 전환돼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 미세먼지 2차생성 개념도.
실제로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수도권집중측정소(서울 은평구 소재)에서 측정한 질산염의 시간당 증가율(0.31㎍/m3/hr, 1.4%/hr)은 황산염 증가율(0.04㎍/m3/hr, 0.7%/hr)의 약 2배로 나타났다.

국내 배출된 질소산화물이 질산염으로 전환되면서 '미세먼지 2차생성'이 활발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57%로 출발한 국외 기여율이 낮아진 근거는 ① 15일 저녁부터 18일 오전까지 자동차 등 국내 배출원의 영향이 지배적으로 나타난 점, ② 대기정체 상태에서 수도권 미세먼지와 질산염의 시간별 변화 추세가 일치한 점, ③ 질산염의 증가율이 황산염보다 약 2배 이상 높았던 점 등 3가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된 지난 1월 15일은 전날(1월 14일) 17시에 발표된 시점(아침)보다 늦게(오후 1시부터) 수도권에서 고농도가 시작되는 등 미세먼지 예보가 틀려 시민들의 혼란을 야기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전량 직접 배출되는 황사와 달리, 미세먼지는 대기 중에서 미세먼지로 전환될 수 있는 대기오염물질(예, 질소산화물)의 물리·화학 반응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부분(2차생성 부분)이 많다”며 “고농도 발생시점 등 정확한 예보를 위해 예보모델 개발, 인공지능을 활용한 예보방법 개선, 예보관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정확한 미세먼지 예보와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분석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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