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민음사 펴냄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는 프라이드 치킨, 햄버거, 삼겹살 등 우리가 즐겨 먹는 먹을거리들의 숨겨진 진실을 밝혀낸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기란 무엇인지, 고기는 어디에서 왔으며 어떻게 생산되는지, 동물은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영향은 무엇인지, 그것이 과연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인지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동물을 대하는 인간의 모순된 태도를 지적하며 인간이 문화적 배경 아래 선택적으로 육식을 하고, 어떤 고기에 대해서는 금기시하지만, 사실상 그 기준은 논리적이지 않으며, 매우 비효율적이고 비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가령 미국에서 해마다 개와 고양이가 300만~400만 마리가 안락사를 당하고 버려지거나 묻히는데, 이는 해마다 고기 수백만 킬로그램이 버려지는 것과 다름없다. 생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손실이 지대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그 고기를 이용하려 하지는 않는다.

로컬 푸드 옹호자나 현실적인 환경보호주의자라면 양도 풍부하고 영양가도 높으며 경제적, 생태적 손실도 줄일 수 있는 이 고기를 이용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포어는 반문하며, 우리의 모순된 태도를 꼬집는 동시에 그런 태도가 환경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지적한다.

포어는 식재료로 동물을 대하는 우리의 대표 행위인 공장식 축산이 행위가 아니라 마음 자세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여기에서만은 일관된 자세가 통용되는데, 수산업과 축산업을 통틀어 동물을 통째로 지배하고자 하는 공장식 축산의 정신과 그 아래 맺어진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가장 적절히 표현하는 단어는 바로 ‘전쟁’이다.

우리가 키우는 육식동물의 99%가 공장식 축산업으로 사육되며, 바다에서는 대량 어업의 결과로 많은 어류 종들이 멸종해 가고 있다. 우리는 지상과 해양의 모든 동물들을 우리 통제 아래 두고 계속해서 재생산하거나 멸종시켜 나가고 있다.

공장식 축산은 생산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환경 파괴, 인간의 질병, 동물의 고통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체계적으로 무시하며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내고자 한다. 최대한 많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 바로 공장식 축산의 정신인 것이다.

높은 수익만 중시하는 공장식 축산업에서 동물들은 생명체라기보다는 하나의 생산품으로 다뤄진다. 가능한 많은 계란을 얻기 위해 가능한 좁은 곳에 가능한 많은 닭을 쌓아 놓고, 닭들은 철창에 꽉 끼어 머리 위로 배변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강압적인 호르몬 조절로 자연 상태보다 2~3배나 많은 알을 낳고, 그다음 해에 도축 당한다.

우리 입에 좀 더 맛있는 고기를 얻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하는 것은 ‘품종 개량’이라는 이름 아래 오래전부터 해 온 일이며, 가능한 빠르게 많은 동물을 도축하기 위해서 식용 소, 돼지, 닭들이 아직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도살되고 분해되는 것은 부지기수로 일어나는 일이다.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모순되며, 단 하나의 일관된 태도는 탐욕과 지배이다.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겠다는 자본주의의 논리가 가장 잔인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만,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을 대상으로 삼으면서, 우리는 공감력을 잃고 그 자체를 망각하고 있다고 포어는 말한다.

그리고 그 공감력을 회복하고 우리가 벌이는 일들에서 ‘수치’를 느낄 때야 우리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고,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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