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이란 예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늘은 쾌청합니다. 서해안 일부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는 조금 나쁜 상태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대기상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미세먼지 예보가 틀린 것은 아닙니다. 이번 미세먼지 예보는 중국쪽 상황을 반영한 것이었습니다. 지난주부터 중국이 겨울철 난방을 시범적으로 실시하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크게 높아졌고, 한반도가 이 영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었습니다. 실제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현재 웬만하면 151~200μg이고, 201~300μg을 훌쩍 넘어선 곳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중국의 미세먼지 상태에 내부 요인이 더해져 우리나라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것으로 예보됐었지만 난데없는 '흑기사'가 등장해 상황을 반전시켰습니다. 바로 한반도 서해상의 강한 북풍입니다. 이게 중국에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에어 커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통상 9월 들어 베링해와 우랄산맥 부근 상층 기압능이 강하게 발달하면서 찬공기가 우리나라로 내려오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북풍인데, 지금처럼 미세먼지를 막아주는 '에어 커튼' 역할도 하고, 태풍이 북상하는 것도 막아줍니다. 우리나라를 지키는 '수호천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다만 기압배치가 달라져 바람의 방향이 살짝만 바뀌더라도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동안 중국 내부에 갖혀있던 오염물질이 물밀듯 몰려올 수 있는 것입니다. 14일 국립환경과학원은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지역에서 ‘나쁨’ 이상의 미세먼지(PM2.5) 고농도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기 정체가 15일까지 지속되면서 중서부 지역은 미세먼지 농도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요며칠 우리나라를 지켜주던 '에어커튼' 효과도 국내 발생 미세먼지와 내륙의 바람 세기 약화로 더는 지속할 수 없다는 발표입니다. 15일은 전국에서 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날이기도 한데 수험생들의 컨디션에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닌 지 걱정입니다. 다행히 수능일 낮 최고기온은 평년보다 2~4도 가량 높을 거랍니다. '입시 한파'는 없겠지만 '입시 먼지'가 걱정인 요즘 세태, 미세먼지가 바꾼 늦가을 풍경입니다. ET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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