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 지음, 지성사 펴냄

 
『동고비와 함께한 80일』은 저자 김성호의 두 번째 ‘새 이야기’로, 동고비 한 쌍이 8마리의 새끼를 키워내는 80일간의 관찰 기록을 담고 있다.

버려진 것처럼 보이는 나무의 새 둥지 구멍 12개의 관찰에서 시작된 동고비의 전체 번식 과정을 담고 있는 이 책은 딱따구리가 번식에 사용했던 둥지를 차지하기 위한 새들끼리의 다툼, 번식 전 과정에서 보여주는 암수의 조화로운 역할 분담, 자신의 몸 크기에 맞추기 위한 둥지의 리모델링, 그 과정의 진척 정도와 시기에 따라 변화하는 재료들, 육추(새끼 기르기)를 위해 부단히 먹이를 운반하는 과정 등 오랜 시간 끈기를 가지고 세심하게 관찰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소개한다.

또한 동고비 둥지 주변에서 만나는 오색딱따구리, 큰오색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진박새, 오목눈이 등 여러 종의 새들도 등장하며, 덩치 작은 동고비 수컷이 제 둥지에 관심을 보이는 덩치 큰 침입자들을 하나씩 물리치는 장면은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저자는 단순히 동고비의 번식 일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고비를 둘러싼 자연, 숲, 그 안에 담긴 여러 생명체의 경이로움과 아름다움을 한 편의 동화처럼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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