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피어스 지음, 황소걸음 펴냄

2019년 1월, 동물권단체 케어(CARE, 대표 박소연)가 4년에 걸쳐 보호하던 유기견 250여 마리를 안락사 시켰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후원금이 연간 20억 원에 이르는 대표적인 동물 보호 단체에서 벌어진 일이라,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후원자들은 앞에서는 동물을 구조하면서 뒤로는 안락사를 자행했다며 배신감을 토로했고, 박소연 대표는 유기 동물 개체 수가 동물 보호 단체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여서 안락사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지자체의 적극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반려동물 1000만 마리 시대에 접어든 우리나라도 이제 성숙한 반려동물 기르기 문화를 위해 윤리적 성찰이 필요하다.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 부르며 아낌없이 사랑을 주면 됐지, 윤리적 성찰이 왜 필요하냐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반려동물에 대한 거의 모든 기사가 사람들이 어떻게 애완동물을 가족이라고 보는지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지은이 역시 그랬다. 지은이가 애완동물이 가족이라는 주장에 의심을 품은 것은 이 책을 쓰기 위한 자료를 조사하면서라고 한다. 조사를 마치고 나서 쓴 글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놀랍다.

『당신 개는 살쪘어요!』는 인간과 동물의 더 나은 공존을 위한 모색. 동물을 사랑하고 개, 고양이, 붕어, 쥐, 소라게 등 수많은 동물과 함께 살아온 생명윤리학자가 오늘날의 애완동물 기르기 관행에 의문을 품고, 자신의 경험과 학술적 조사를 바탕으로 성찰하며, 인간과 동물의 더 나은 공존을 위한 답을 모색한 책이다.

애완동물이 넘쳐나는 현실 진단, 왜 애완동물인지, 동물 건강과 사료를 둘러싼 논쟁, 애완동물과 지구환경 문제, 애완동물 학대와 안락사 문제, 애완동물 산업의 이면 등을 정면으로 다뤘다.

이 책은 1장 ‘애완동물에 대해 생각하기’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이 왜 윤리적으로 풍부하고 중요한 조사의 영역이 되는지 보여준다.

2장 ‘애완동물과 함께 살기’에서는 가정과 이웃의 사적 공간에 초점을 맞춰 이런 문제와 개인적 책임감에 대해 알아본다.

3장 ‘애완동물에 대해 걱정하기’는 애완동물을 기르는 개인이 고려해야 할 차원을 넘어, 애완동물에게 집착할 때 발생하는 문제와 영향을 다룬다.

결론에 해당하는 4장 ‘애완동물 돌보기’에서는 애완동물 기르기가 엄격한 윤리적 성찰과 시험을 이겨낼 수 있을지 묻고, 인간과 동물을 위해 윤리적인 애완동물 기르기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알아본다.

동물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동물을 기르는 것이 동물에게 어떤 의미인지부터 지구적 애완동물 산업까지 이 책에 제기된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고, 반려동물 기르기가 윤리적인 행동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러면 동물을 기를지 말지 결정할 때 신중해지고, 우리가 함께하는 동물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 때 좀 더 조심스러워질 것이다. 나아가 학대와 방치, 유기를 퇴치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에도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한편 저자 제시카 피어스는 생명윤리학자이자 작가다. ‘동물은 죽음을 인지하는가’ ‘동물에게는 연민 어린 결말이라 여겨지는 안락사가 인간에게는 왜 그렇지 않은가’ ‘건강한 동물을 안락사 시킬 정당한 이유가 있는가’ ‘사람들은 왜 사람의 죽음보다 애완동물의 죽음에 슬퍼하는가’ 같은 질문을 탐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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