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다마 사에 지음, 책공장더불어 펴냄

10년 전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초판이 사회에 나왔다.

1990년을 전후해서 한국에서 시작된 반려동물 문화가 2002년 전후로 반려동물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새로운 양상을 보일 때였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 준비가 되지 않은 사회, 준비되지 않은 반려인으로 인해 유기동물 수가 늘었고, 동시에 동물단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노력도 시작됐다.

 
생명을 존중하는 시민의식의 향상 없이 반려동물 산업이 팽창하면서 많은 문제가 복합적으로 튀어 나왔다.

특히 보호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건강한 생명이 살처분 되고 있었다.

2008년 당시 1년간 발생한 유기동물 숫자는 77,877마리였으며 그 중 30.9%인 24,035마리가 안락사, 15.9%인 12,395마리가 자연사로 죽었다. 대략 버려진 동물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음을 맞았다.

초판을 출간하며 사회와 개인이 함께 노력하면 10년 후 쯤에는 상황이 나아지리라 믿었다. 책이 씨앗이 되기를 바랐다.

죽은 채 쓰레기봉투에 버려진 개를 접한 후 포토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유기동물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호소를 찾기 시작한다.

그곳에서 이사를 해서, 늙어서, 생각보다 커져서, 개가 임신을 해서 등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버려져서 죽음을 기다리는 동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사진들로 전국을 순회하는 전시를 하고, 책으로 엮었다.

책 속 흑백 사진에 담긴 동물들은 끝내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 책은 인간에 의해서 버려져 죽임을 당하는 무고한 생명들에 대한 진혼곡이 됐다.

10년이 지나 개정증보판이 나왔다.

일본 출판사가 폐업하면서 절판이 되었는데 그 사이 달라진 내용을 보태어 한국에서 개정증보판을 내게 됐다.

포토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며 유기동물 문제에 천착해 온 저자는 희망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일본의 상황을 전해주었다.

20년 전에 유기동물 60만 마리가 살처분 됐던 일본은 현재 살처분율이 90퍼센트나 줄었고, 살처분 없는 보호소도 생겼다.

개정판에 새롭게 추가된 28장의 컬러사진과 저자의 글이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상황은 기대와 달리 더 나빠졌다. 유기동물 발생 숫자는 더 늘었고, 그만큼 살처분 숫자도 늘었다.

우리나라의 이 같은 상황은 국내 필진 11명의 글에 의해 생생하게 전달된다.

이 책의 초판이 사회에 유기동물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면 개정증보판은 동물복지 선진국의 시스템을 참고해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다시 고민해 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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