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바키아(Wolbachia pipientis) 미생물은 1924년 미국에서 활동하던 과학자 볼바크(Wolbach SB)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볼바키아는 그의 이름을 따서 붙인 것이다.

볼바크가 모기의 세포에서 처음 이 미생물을 발견했는데 당시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잊혀진 볼바키아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50여년 지나 유전자 분석기술로 세균의 정체를 읽어내는 미생물학이 발달하면서부터다.

배양에 의존하지 않는 혁신적 방법이 생겨나면서 볼바키아는 생태계 곳곳에서, 특히 벌이나 모기 같은 곤충들에서 늘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진다.

▲ 볼바키아의 형광현미경 사진(연두색)과 모기.
과학자들에 따르면 볼바키아는 전체 곤충중 25~70% 에서 발견된다고 한다.

그런데 연구 결과 볼바키아는 연쇄상구균처럼, 상주하며 증식하는 것만이 아니라 성비를 선택한다는 것이 밝혀져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수컷을 감염시키면, 수컷을 죽이거나, 암컷으로 바꿔버린다. 또 특정 볼바키아는 자신과 같은 부류의 암컷만이 증식에 성공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숙주의 수명을 단축하는 작용도 해 곤충의 개체수 조절에도 관여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로 인해 미국, 호주, 중국,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12개국에서는 볼바키아 감염에 의해 일어나는 현상(세포질 불합치)을 이용한 해충 방제로 곤충 매개 질병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뎅기열의 자연감염사례를 거의 0%로 낮추는 성과를 거뒀으며, 미국에서도 볼바키아에 감염된 숫모기를 살포하여 방제 효과를 거두고 있다.

빌게이츠재단과 웰컴트러스트재단은 볼바키아 감염에 의한 성비교란작용을 이용한 모기의 방제를 위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1억 8,500만 호주달러(한화 약 1,500억원)를 지원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국립생태원 연구진을 중심으로 볼바키아 연구가 한창 진행중에 있다.

국립생태원은 농촌진흥청에서 201종의 딱정벌레 유전자를 제공받아 2019년 5월부터 최근까지 볼바키아 미생물의 감염실태를 조사, 딱정벌레 201종의 유전자 중 12.8%인 26종이 볼바키아에 감염된 것을 확인했다.

국립생태원은 곤충의 볼바키아 감염실태를 확대 조사할 계획이며, 성비교란 작용과 이에 따른 생태계내 상호작용과 응용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친환경적인 해충 방제 방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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