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 히데코 지음, 이세 히데코 그림,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펴냄
1998년 11월 29일 일본 고베 월드 기념홀. 전대미문의 첼로 앙상블이 시작되었다.
4세 어린이부터 88세 노인까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모인 첼리스트 1013명이 1013개의 첼로만으로 콘서트를 연 것이다.
“천 명의 첼로 콘서트”는 만 명이 넘는 사상자를 기록한 1995년 고베대지진의 사망자를 추모하고 피해 복구를 지원하려는 뜻이 모여 열렸다.
이 책에는 세 인물이 등장한다. 너무나 사랑했던 강아지를 잃은 한 소년, 그리고 고베대지진의 현장에 있었던 소녀와 할아버지.
소녀는 폐허 속에서 사랑하는 새들을 어쩔 수 없이 하늘로 날려 보내야 했고, 할아버지는 지진으로 평생을 함께 한 첼로도, 친구도 다 잃었다. 상실의 아픔을 간직한 그들은 대지진 복구 지원 콘서트에 참가하고, 함께 연습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기적 같은 음악회가 탄생했다.
자연재해는 물론 전쟁, 사고, 질병 등 살아가며 마주치는 쓰라린 아픔과 고통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떤 마음을 가져야할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최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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