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국제 관행에 부합하다” 지지 발언…후쿠시마 주민 57% ‘반대’

7월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태평양으로 방류하려는 계획을 사실상 확정한 가운데 최근 일본을 방문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에 대해 “기술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다”고 말해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일본 후쿠시마현 주민 57%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온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 처리해 해양에 방류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비롯 국제사회의 반대 움직임도 조직화 하고 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2월 10일 일본 경제산업성은 후쿠시마 제1원전부지에 보관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희석해 전량 바다에 방출하는 방안이 가장 현실적이라는 최종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일본은 이미 2015년에 ‘후쿠시마 원전사고 리스크저감 중기로드맵’에 오염수 해양방류를 유력한 방안으로 제시하고 이를 암암리에 공식화하는 절차를 밟아왔는데, 최근 이를 본격화 한 것이다.

이와 때를 같이 해 2월27일 일본을 방문한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 방류에 대해 “기술 관점에서 볼 때 국제 관행에 부합하다”라며 “해양 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해 일본 정부와 궤를 같이 했다.

 
지난 1957년 만들어진 IAEA의 원래 취지는 핵무기에 대한 감시와 함께 핵기술 특히 핵발전 기술의 기술 이전에 있고, IAEA는 조직의 목표에서도 ‘전 세계에 평화적 핵에너지 이용을 장려’하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의 이번 발언은 새삼 놀랄만한 일도 아니라는 의견도 일부 있다.

그리고 실제로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의 발언처럼 방사성 물질의 해양 방류는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로, 월성원전을 비롯한 전국 원전에서 다양한 액체, 기체 방사성 물질을 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대량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는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결코 허용되서는 안된다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추진하며 검토하고 있는 방안의 핵심은 일차적으로 고농도 오염수 내 핵물질을 다핵종 제거장치로 농도를 떨어뜨리고, 남아 있는 방사능을 매년 물로 정화한 뒤 바다에 방류해 희석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방안에 대해 핵사고로 누출된 200여종에 이르는 핵물질의 종류와 농도가 방류 허용 기준치 이하가 된다는 100%의 정확한 과학적 입증은 거의 불가능할 것이 중론이다.

아울러 복합생태계인 해양환경에서는 오염행위의 오랜 지속성과 피해지역의 광역성에서 비롯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다고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번 멸종된 동식물은 다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이 처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향해 한발한발 나아가고 있지만 내외부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사히신문은 지난달 22~23일 이틀간 후쿠시마 방송과 함께 현내 유권자 1035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 원전 처리수를 희석해 바다에 방류하는 것에 대해 57%가 '반대'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찬성'은 31%에 그쳤다.

또한 후쿠시마 주민 89%가 오염수의 해양 방류에 따른 풍평피해에 대한 불안이 “많다”와 “어느 정도” 있다고 답했다. 해양 방류에 찬성한다고 답변한 응답자 중에서도 79%가 풍평피해 불안을 “느낀다”고 답변했다.풍평피해(風評被害)란 잘못된 소문 등으로 인한 피해를 의미한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국제 환경단체 역시 해양 방출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지난해부터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안전한 처리를 촉구하는 한편 IAEA에 공동 대응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발생한 폭발사고 이후 빗물, 지하수 등 유입으로 생긴 후쿠시마 제 1원전 오염수가 하루에 170t씩 늘어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올해 말까지 20만t 규모의 저장 탱크를 증설하겠다고 밝혔지만 오는 2022년 여름이 되면 이마저도 한계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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