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세계3등 설카타육지거북, 뒤집힌 친구 돕는 모습 국내서 포착 ‘화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거북인 ‘설카타육지거북’이 비록 인공 방사장이긴 하지만 배를 드러낸 채 뒤집어진 친구를 돕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설카타 육지거북(Sulcata Tortoise)은 갈라파고스 코끼리거북, 알다브라 코끼리 거북 다음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육지 거북이다.

평균 90cm까지 자라고 수명이 70년 이상이긴 하지만 현재는 국제멸종위기종이다.

중앙아프리카 건조 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영명은 African spurred tortoise, 한국에선 민며느리발톱거북이라고도 한다.

이름에 있는 sulcata는 라틴어로 ‘고랑’을 뜻하는데 등껍질의 모양이 고랑처럼 패여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서울대공원 등에서 사육·보호하고 있다.

서울대공원의 설카타육지거북은 기존에 테마가든 어린이동물원, 남미관, 동양관에서 각각 사육하고 있었으며, 최근 동양관 뒤편 야외 새 방사장에 새로 합사한 상태.

▲ 서울대공원 새 방사장의 설카타육지거북들.

보통 동물원에 있는 파충류는 실내에서 볼 수 있지만 설카타육지거북의 새 방사장은 잔디가 깔린 야외 공간으로 동물들의 행동반경도 훨씬 넓어지고 일광욕도 할 수 있다.

방사장 한가운에 있는 얕은 폰드도 특징. 설가타육지거북은 수영을 전혀 못하지만 물에 들어가면 배변활동을 돕고 원활한 요산 배출과 변비가 예방돼 그 습성을 반영하며 설치해준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새 방사장에 합사된 설카타육지거북 한 마리가 원인모를 이유로 넘어져 뒤집어 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른 거북이 종과 달리 설카타육지거북은 등껍질이 높아 스스로 몸을 뒤집어 바로 서지 못한다.

몸을 뒤집지 못하면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물을 마실 수 없고, 특히 야생에서는 변온동물임에도 뜨거운 햇빛아래 그대로 노출이 돼 말라 죽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던 것.

이 때 다른 설카타육지거북 한 마리가 뒤집어진 친구를 몸으로 밀어 원상태로 돌려주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다.

파충류는 교감보다는 본능이 우선인 동물로, 사육사들도 거북이의 이타적인 행동은 직접 목격한 일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번 상황은 매우 드문 경우.
 
실제로 야생의 설카타의 경우에도 친구를 돕는 모습이 관찰된 적이 있지만 사람의 성격이 다르듯 개체마다 다르고, 이러한 행동에 대해 자세히 연구된 적도 없다.

서울대공원의 한 사육사는 “거북이가 뒤집어지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고 도와준 것일 수도 있고, 앞으로 나가는 길에 방해가 되어 밀어보는 모습이 도와주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영상을 계속 보면 의심의 여지 없이 거북이가 친구를 도와주는 모습이어서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설카타육지거북이 뒤진힌 친구를 도와주는 영상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 ‘대공원앨범’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 © 에코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